고전 발레의 대명사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가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한국 관객과 만났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백조의 호수(LAC)’는 익숙한 동화적 서사를 벗어나 인간의 내면과 관계의 균열을 깊이 파고들며, 고전 발레가 지닌 표현의 경계를 한층 확장한 무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13일 오후 7시30분 화성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이자 전국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무대였다. 공연 전부터 세계적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무용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막이
“소나무는 제 삶의 북극성이며 모퉁잇돌입니다.” ‘소나무 작가’로 유명한 박국신 화백이 긴 침묵을 깨고 10여년 만에 새 작품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소나무’가 캔버스의 중심에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소나무를 배경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늘었다는 것이다. 박 화백은 “소나무 아래서 펼쳐지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과 소나무가 품고 있는 희로애락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소나무처럼 평생을 외길을 걸었다. 그의 작품은 항상 소나무였고, 소나무와 인간의 교감이 주제였다. 이번 여덟 번째 개인전도 이에 크게 벗
“시대와 세계를 관통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고전으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뮤지컬 ‘팬레터’의 지난 10년을 함께한 배우 이규형은 작품의 미래를 이렇게 그렸다. 과거 인간의 욕망과 본질에 대한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와 닿는 것처럼, 그에게는 예술가의 삶과 사랑 그 속에서 강렬하게 내비치는 감정들이 녹아있는 ‘팬레터’가 앞으로도 계속 관객들과 마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김유정과 이상 등 당대 천재 문인들의 모임인 ‘구인회’에서 모티프를 얻어
뮤지엄의 정체성은 수집하는 소장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과거에는 어떤 작품들을 소장해왔는지부터 앞으로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뮤지엄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러 질문과 생각들이 쌓이며 확장하는 과정은 그래서 하나의 새로운 의미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특별기획전 ‘흐르고 쌓이는’은 평면·입체·설치·미디어·비물질 등의 다양한 소장품 125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서로 다른 시점에 수집된 소장품들은 현재의 관람객들과 만나 해석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분단의 상흔이 서린 백령도의 바다를 인천 신포동의 전시장에서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인천 중구 갤러리 벨라에서 열리고 있는 최정숙 작가(사진)의 초대전 ‘태고적 해류는 이미 그 섬을 흐른다’에서는 여러 표정의 백령도 바다와 만날 수 있다. 작가에게 백령도의 바다는 자신의 모든 것이 시작된 ‘시원(始原)’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만난 바다는 풍경이 아니다. 작가가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탐구하고 들여다본 성찰의 결과물에 더 가깝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바다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어떤 바다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올해 백남준 20주기를 맞아 ‘제1회 백남준미디어아트페스티벌: 백남준의 행성’을 개최하는 가운데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색동: 우주 오페라’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의 감각으로 우주를 경험하게 하는 데 의의를 둔다. 백남준에게 있어 행성은 별개의 존재가 아닌,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연결되는 열린 세계였다. 전시는 각각 다른 색으로 이어져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각을 확장된 우주의 감각으로 연결해 내고, ‘색동’의 ‘동’을 ‘아이 동(童)’으로 새롭게 읽어내도록 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
고개를 까딱이며 보내는 수줍은 박수와 미소. 옆 사람만 겨우 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던 환호성.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부평구문화재단이 마련한 라이브 공연 ‘청춘부평’이 열린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현장에서 어르신들은 1960~1980년대 음악 선율에 눈과 귀를 맡긴 1시간 동안 울고 웃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문화체험’이라는 다소 어색한 부제 아래 모인 노인들이었다. 그들에게도 뜨겁던 청춘이 있었을 테다. 젊은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곁에 앉은 이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
재즈 애호가라면 꼭 알아야 인천 중구 신포동의 유서 깊은 재즈클럽 ‘버텀라인’의 5월 공연 소식입니다. 5월 첫 무대는 2일 오후 7시 30분 비브라폰의 영롱한 선율을 만끽할 수 있는 ‘리원Quintet’이 문을 엽니다.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비브라폰 연주자 리원을 중심으로 와이준(피아노), 임치열(베이스), 이건욱(드럼), 김예림(보컬)이 뭉쳤습니다. 비브라폰의 특유의 아름답고도 경쾌한 음감이 재즈가 선사할 감동을 배가시켜주는 공연이 될 예정입니다. 입장료는 2만원. 9일 오후 7시 30분에는 보컬리스트 잠바OJ가 이끄는 ‘
꿈을 가진 이들에게는 어떠한 식으로든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또 뛰어넘는 과정이 숙명처럼 주어지게 된다. 영화로 처음 만났던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영국 북부의 작은 탄광촌에 사는 아이가 자신이 처한 각박한 현실과 마주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가진 재능을 펼쳐 보이며 마음 한 켠을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단순히 빌리의 이야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탄광촌에는 공동체의 연대가 존재한다. 정부와의 대립에 파업을 하게 된 노동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빌리의 꿈을 이뤄주겠다며 힘을 보탠다.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 과천은 ‘정부과천청사’와 ‘기획도시’로 기억돼 왔다. 과천청사의 주요 부처들이 세종으로 이전한 후, 지금은 재건축과 신도시 개발로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놓여있다. 올해는 시 승격 4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우리가 기억하는 과천의 시간은 그만큼에 머물러 있다. 50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과천의 역사는 그보다 아주 오래전 시간까지 거슬러 오른다. 우리가 잊고 있던 ‘과천의 옛 시간’이다. 과천 추사박물관은 이런 ‘잊었던 시간’을 꺼내어 올해 테마전에 담았다. 시 승격 40주년을 맞아, 40년 뿐 아니라 그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