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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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국립묘지를 가다] 권율정 대전현충원장 인터뷰 지면기사
위인들 묘역 현장답사로 보훈교육야생화 단지·생태공원 힐링나들이“지금 현충원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죽은 자를 위한 곳으로 남을지, 산 자를 위한 곳으로 다시 태어날지…. 우리는 산 자를 위한 현충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권율정(53) 국립대전현충원장은 국립묘지가 역사와 정치이념 논란으로 점철된 현재를 벗어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산 교육의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비롯해 미국의 국립묘지 140여 곳은 미국인 모두가 그 곳에 안장되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여기는 성소이자 정치적 사회적으로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광장”이라며 “현충원도 안장과 참배를 넘어 사회통합을 이루는 성스러운 장소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국립묘지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피력했다. 그는 “일제 강점 시대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유공자부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 유공자를 비롯해 최근의 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 용사들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지켜낸 족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는 현충원 뿐”이라며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일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곳이 바로 국립묘지”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가족들 조차 찾지 않는 현충원의 현실을 바라보면 암담하다. 권 원장은 국민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립묘지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실제로 대전 국립현충원은 ‘열린 현충원, 밝은 현충원’을 가치지향점으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초등학생에서 노인층까지 다양한 연령을 대상으로 역사교육과 함께 직접 역사 속에서 활약했던 인물의 묘와 현장을 답사하는 등의 보훈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일반인들이 매월 정기적으로 묘비단장과 묘역정리에 참여하는 묘역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체험식 호국교육은 현충원을 찾는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권 원장은 한국전쟁으로 국한돼 있던 현충원 역사교육을 일제강점기 부터 최근까지 확대해 과거와 오늘날 사회를 연결하는 평생교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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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국립묘지를 가다] 후손들에 잊혀진 현충원 지면기사
국가추모행사, 정치권 싸움장으로 변질일반인은 물론 직계가족까지 찾지 않아대학생 표본설문… 29%만 “가본적 있다”국립묘지는 대한민국 현대사가 응축된 역사교실이다. 일제시대를 거쳐 한국전쟁, 4·19, 5·18 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던진 영혼들의 엄숙한 도열은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웅변한다. 국난 극복의 영감이 충만한 곳, 모든 갈등을 소멸시키는 민족 공동체 의식의 발원이다. 하지만 현실의 국립묘지는 해원과 상생의 상징과 거리가 멀다.이희완 소령은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직계가족들조차 찾지 않는 황량한 곳이 됐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이 안식을 취하는 곳이다. 지금보다 가치 있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만난 한국전쟁 전사자 유가족은 자식도 없이 조국을 위해 전사한 삼촌의 묘를 찾아 “우리 가족들마저 삼촌을 잊어가고 있다. 국가와 사회는 이미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조상이 있다는 것을 잊은 것 같다”고 한탄했다.광복 70주년을 맞는 해다. 역사의 해석은 각각일 수 있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령 앞에서 대의를 모으지 못하는 우리는 너무나 부끄러운 후손은 아닌가.■산 자들의 당쟁에 수난받는 국립묘지 = 청산되지 않은 과거에 대한 앙금은 국립묘지를 수십년 째 괴롭히고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산 자들의 갈등은 봉합되지 못하고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5·18민주묘지는 수난받는 국립묘지의 대표격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벌어졌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2008년까지 행사에서 기념곡으로 불리던 이 노래는 정부 공식행사에 애국가 대신 부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보훈, 안보단체들의 반대로 8년째 정부와 정치권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올해도 결국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이 무산되면서 5월 단체와 유족, 5·18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국립묘지 공식 기념식에 불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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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국립묘지를 가다] ‘국립묘지 갈등’ 전문가 분석 지면기사
국립묘지를 둘러싼 갈등의 원인과 관련 전문가들은 현충원이 제대로 된 과거 청산과 안장의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한 점을 지적했다.김준혁(48)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는 “제 1 국립묘지인 현충원은 본래 한국전쟁 이후 전사자를 안장하는 장소로 시작됐다”며 “하지만 광복 전후 완벽한 일제청산이 실패하고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친일 군·경들이 전쟁에 참전, 전사해 국립묘지에 안장되면서 현충원을 둘러싼 역사적 논란이 점화됐다”고 설명했다. 친일과 반공의 과공이 교차하는 역사적 교집합에서 균열이 생겼다는 얘기다.이런 논란이 국가적, 국민적 합의로 종결되지 못한 채 수십년 지속되면서 결국 국립묘지 안장자의 애국심에 대한 의심으로 번졌고, 국립묘지는 자연스럽게 ‘정치다툼의 장’, ‘고리타분한 공동묘지’ 쯤으로 취급되며 젊은 층에게 외면받게 됐다는 것이다. 노명우(44)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립묘지를 둘러싼 부정적 시각은 젊은 세대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겪는 전반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노 교수는 “위로부터 강요되는 애국심이 문제”라며 “우리 국민에게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는 존재라기보다 시민에게 의무만 부과하는 존재로 군림해왔다. 국립묘지에 대한 무관심은 젊은층 뿐 아니라 평범한 모든 사람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이들은 국립묘지가 올바른 역사적 잣대와 미래상을 제시하는 사회통합의 장으로서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치권이 국립묘지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사회적 통합과 화해의 상징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나오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과거의 역사를 청산하고 미래 공동체를 위해 보수와 진보 모두의 상식에서 용인되는 사람을 안장해 그들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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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국립묘지를 가다] 제2 연평해전 참전 이희완 소령 지면기사
월드컵 함성노린 ‘北의 포성’ 젊은장병 목숨 앗아간 31분 전투국립묘지는 소임다한 군인 안식처… 묘비 수만큼 조국은 건재애국, 여기 깃들다 지난달 22일 국립대전현충원. 내내 유쾌했던 소령의 얼굴이 사뭇 진지해졌다. 이미 각이 잘 잡힌 군복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모자를 반듯하게 매만졌다. 현충원 후방에 위치한 ‘제2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안내하던 이희완(39) 소령은 묘역을 알리는 현수막이 시야에 들어오자 말을 멈췄다. 수많은 묘비가 자로 잰 듯 일렬로 쭉 늘어선 모습을 대면한 취재진도 잠시 말을 잃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비장함에 가슴이 턱 막혀왔다.고(故)윤영하 소령의 묘역 앞에 그가 섰다. 말없이 경례를 한 뒤, 그가 고개를 숙였다. 묘역을 바라보며 이 소령은 2002년 6월 29일, 뼈아픈 기억을 끄집어 냈다. 참수리 357호 부정장이었던 그 당시를 회상했다. “그 해 6월엔 이상하리만큼 북한 함정과 대치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아마도 우리가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다는 걸 북한이 노린 것 같습니다. 그 날도 아침부터 작은 도발을 시작했고 결국 북한 함정 2척이 동시에 북방한계선인 NLL을 침범하면서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31분간 이어진 전투는 많은 것을 앗아갔다. 북한 함정의 무력 도발에서 대한민국 바다를 지켜낸 대가로 젊은 장병들은 꽃 보다 붉은 선혈을 조국의 바다에 뿌려야 했다. “죽음을 무릅쓰고 전투를 진두지휘하던 윤영하 정장님이 뒤로 쓰러지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정장님을 구하러 달려갔는데 정장님을 1m남짓 앞두고 저 역시 쓰러졌습니다. 포를 맞아 사시나무 떨듯 온 몸이 떨리는데 미동도 없는 정장님을 보니 일단 지휘를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부하들에게 몸을 은폐할 수 있는 공간으로 피하라고 지시하고 함수(배머리)를 남쪽으로 돌려 전속력을 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구조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 포에 맞아 함정 곳곳은 불길에 휩싸여 있었고 공간이 좁은 함정의 특성상 모든 사람을 동시에 구조하는 일은 어려웠다. 조타장이었던 한상국 중사는 결국 구조되지 못했고, 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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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산업] 동북아중심 관광항만 그리는 국제여객터미널 지면기사
내항-연안부두 이원화된 시설, 송도 9공구에 통합·신축대형선박 입항 증가세 발맞춰 15만t급 규모 선석 갖춰배후부지에는 ‘골든하버’ 콘셉트 리조트 프로젝트 추진IPA, 쇼핑몰·휴양지·선상 카지노등 투자자·선사 유치무역항 중심의 인천항에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 카페리 이용객들을 비롯해 크루즈 관광객들도 인천항에 모이면서 화물과 더불어 사람들이 인천항에 북적일 전망이다. 인천항은 새 국제여객터미널과 복합지원용지 개발 사업을 통해 크루즈 거점항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있다.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현재 내항과 연안부두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10개 항로에서 매년 여객 100만여명이 입항하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해 인천항으로 92회 입항했으며, 크루즈 관광객도 18만명에 달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160만명이, 2030년에는 220만명이 카페리를 이용해 인천항으로 입항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항의 크루즈 관광객 수도 2015년 15만9천명에서 2020년 30만명, 2030년에는 64만명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인천항의 카페리, 크루즈 여객 수가 늘어남에 따라 이원화돼 운영 중인 여객부두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인천항의 크루즈 인프라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컸다. 현재 크루즈 전용부두가 없어 화물을 처리하는 부두에 입항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정부와 인천항만공사(IPA)는 인천 송도 9공구 서쪽 해상에 인천항 새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비 5천805억원 가운데 IPA는 정부로부터 1천400억원을 지원받았다. 지난 2012년 8월부터 시작된 이번 사업은 오는 2018년 개장을 목표로 15만t급 크루즈 선석 1개와 5만t급 카페리 1선석 1개, 3만t급 카페리 선석 6개 등 8개 선석이 건설 중이다.인천항에 새 국제여객터미널과 복합지원용지가 개발되면 단순 기항지에 지나지 않았던 인천항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IPA는 새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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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산업] 내달 출범 인천신항 ‘미리보기’ 지면기사
2007년 첫 삽 8년만에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410m부분 개장8천TEU 급 ‘컨’선박 입출항 가능… 유럽·미주까지 화물 운송왕복 4~6차선 진입도로 개통 등 제반시설 준비도 마무리 단계6월 1일 인천신항B터미널의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전체 부두 800m 가운데 410m를 부분 개장한다. 2007년 첫 삽을 뜬 인천신항 건설이 8년 만인 2015년 6월 개장하는 것이다. 인천신항 개발은 2020년까지 1, 2단계로 나눠 총 사업비 5조4천억원을 투입해 컨테이너 부두 25선석, 일반 부두 4선석 등 총 29선석과 항만배후부지 619만1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이 중 1단계 사업은 국비 1조1천417억원, 민자 1조3천583억원 등 총사업비 2조5천억원이 투입돼 800m 길이 부두를 가진 터미널 2개(직선 길이 1.6㎞)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9년 4월 착공했다. 터미널 2개 가운데 다른 한 곳은 내년 상반기께 개장할 예정이다. 인천신항이 개장하면 8천TEU 급의 컨테이너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해져 중국,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 등에 대형 컨테이너 선박으로 화물을 직접 운송할 수 있다. SNCT에는 갠트리 크레인(RMQC) 5대와 자동화 야드 크레인(ARMGC) 14대가 도입됐다. RMQC는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22열까지 작업이 가능하며, 시간 당 45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RMQC가 선박의 컨테이너를 부두의 야드 트레일러로 하역하면 트레일러가 이를 컨테이너 야드로 옮기고, ARMGC가 야드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이 컨테이너 터미널의 일반적인 운영 시스템이다. SNCT는 현재 컨테이너터미널의 부두와 야드에 설치된 크레인, 기타 운영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컴퓨터 무인시스템으로 가동되는 크레인 작동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SNCT에 설치된 크레인은 모두 거의 자동으로 운영되는 최첨단 장비로 컨테이너를 화물차에 싣는 탑재작업 등 일부 업무만 통제실 직원이 조이스틱 조작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 28일 오전 5시50분께 중국 푸저우를 출항한 천경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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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산업 섹션] 인천신항 시대·인천항 변천사 지면기사
1883년 국내 3번째로 개항한 인천항내·외항 개발 거치며 물류허브 성장새 항만 필요성따라 신항 개발 나서6월 1일 개장… 지역 경제 디딤돌로인류의 운명은 ‘바다’에 달려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바다는 경제적인 가치의 원천이자 소통과 접속을 이룰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다.오는 6월 1일 개장하는 인천신항은 환황해권의 거점 항만으로서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인천항만공사가 최근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산출한 ‘인천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생산유발효과’는 인천지역내총생산의 3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천항은 1883년 강화도 조약에 의해 부산항과 원산항에 이어 3번째로 개항했다.개항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한 인천항은 근현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항만 기능을 거의 상실한 인천항은 1973년부터 5년에 걸쳐 추진된 제1단계 인천항 개발사업을 통해 해안을 대대적으로 매립하고 갑문 방파제와 항만도로 포장 등 시설을 보완했다.이 시기 인천내항 제4부두에 (주)한진과 대한통운(주)의 민간자본이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도 개발한다. 기능의 측면에서 현대적 항만으로써 인천항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1981~1985년 제2단계 인천항 개발사업을 통해 석탄부두의 조성과 함께 컨베이어 시설, 기중기 등 하역설비도 보강됐다. 양곡전용부두·사일로시설·제8부두 등도 이 시기에 건설됐다.인천내항은 조수간만이라는 지리적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갑문 형태로 운영됐다.갑문 형태로 운영되는 탓에 날씨의 영향을 덜 받았고, 수심도 일정해 수도권 인근의 산업단지에서 필요한 원자재를 수입하는 항만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그러나 대중국 교역량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인천항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항만 시설을 확충해야만 했다.결국 인천항 갑문 바깥에 외항 개발이 추진됐다. 인천항의 외항 시대는 인천남항의 개발로 시작된다.세계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싱가포르항만공사(PSA)는 2004년 인천남항에 인천컨테이너터미널(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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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산업] 산업 활성화 이끄는 기상정보 지면기사
기상청 장기예보 재해예방·에너지수급 조절강화순무등 농작물 생산성 향상 서비스 제공기후변화 시나리오 통해 품종개량 개발 효과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인해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최근 기상정보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에 따라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산업 비중은 농수산, 식음료, 유통·물류, 여행·레저 등 국내총생산(GDP)의 52%에 달하며 미국(42%)보다도 높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의 조사 결과 세계 경제의 80%가 기상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을 정도로 기상정보의 중요성은 앞으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기상청 역시 장기예보와 지역 맞춤형 기상기후 서비스, 기후 적응정책 지원 서비스를 통해 날씨 정보를 통한 산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장기예보기상청은 1개월, 3개월, 분기 단위로 장기예보를 만들고 있다. 전 지구 해수면 온도 편차와 북반구 지역의 눈덮임 정도를 확인해 이상기후에 대한 징후를 감시하고, 모델 예측 자료 분석을 통해 전국 장기예보관의 화상회의를 거쳐 나오는 자료라 정확성도 비교적 뛰어나다. 장기예보를 통해 정부 및 지자체 재난 관련 부서는 여름 또는 겨울철 기후변화에 따라 재해를 줄이기 위한 예산을 미리 책정하고 있다. 또 강수량 정보를 활용, 홍수 및 가뭄에 대비해 댐 수위를 조절하고 전력 등 에너지 수급 조절을 통해 자원 효용성을 높이고 있다.#지역 맞춤형 기상기후 서비스시민 생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강수량, 기온, 자외선지수, 미세먼지 농도 등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어 해당 지역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권기상청은 수도권 지역에 집중해 시민들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수도권 도시열섬지도다. 수도권기상청은 수원시의 도시열섬지도를 작성해 ‘쿨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바람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위성자료를 활용해 점점 더 뜨거워지는 도심 온도를 측정하고 이 결과에 따라 수목 등 도시구조를 변경함으로써 시 전체의 온도를 낮추는 프로젝트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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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산업] 날씨 때문에 울고 웃는 업종 지면기사
미세먼지 심하면 배달음식점 함박웃음약국·헬스장도 희색… 커피숍은 ‘울상’아웃도어업체, 한파 예보 절대적 영향날씨 때문에 때로는 불황으로 눈물을 흘리거나 반짝 특수로 웃는 사람들이 있다.북서풍을 타고 내려오는 미세먼지는 질병을 일으키는 ‘불청객’이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반짝 특수를 누리는 업종도 있다. 미세먼지가 심할수록 배달음식 전문점은 희색을 띤다. 시민들은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배달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기 때문이다.용인시 상현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51)씨는 “미세먼지 예보가 내린 날에는 매출이 50% 이상 늘어난다. 사람들이 밖에 나가질 않으면서 주로 음식을 시켜 먹기 때문이다”고 말했다.약국과 헬스장 역시 미세먼지로 웃는 업종이다. 수원시 인계동의 한 약국은 평소엔 마스크가 4개 정도 나가지만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날에는 50개 가까이 팔린다. 헬스장 역시 야외에서 운동하던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로 몰리면서 평소보다 북적인다.반면에 미세먼지가 날리면 카페를 운영하는 업자들은 울상이다. 손님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아예 외출을 삼가고 카페를 방문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간혹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조차 미세먼지 때문에 음료를 한두 잔만 시켜놓고 몇 시간이 지나도록 떠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수원시 광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5·여)씨는 “보통 손님들이 테이크아웃해야 매출이 오르는데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가게 회전율이 나빠 매출이 30% 이상 떨어진다”고 말했다.특히 날씨 예보가 맞으면 웃지만, 틀리면 우는 업종도 있다. 아웃도어업체의 경우 한파 예보가 맞으면 매출이 급격히 올라가지만, 예보가 틀리면 미리 들여온 외투가 악성 재고로 변하면서 심각한 적자로 이어진다. 외투는 소진율이 70% 이상 돼야 이익이 남지만, 예보가 틀릴 경우 소진율이 5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70개 기업(56.7%)이 날씨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고 답했다. 또 151개 기업(50.5%)이 매출증대나 비용절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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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산업] 반세기 넘은 인류의 도전 ‘인공강우’ 지면기사
극심한 가뭄으로 일부 지역 주민들이 ‘기우제’까지 지내고 있지만, 갈증을 시원하게 씻어줄 만한 가뭄대책은 ‘주술’에 의존할 정도로 답보 상태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공강우’ 실험이 성공하기도 한 만큼 날씨를 정복할 날도 머지 않았다.인공강우의 역사는 이미 반세기가 넘었다. 지난 1946년 미국 물리학자 어빙 랭뮤어가 비행기를 타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버크셔 산맥 4천m 상공에서 드라이아이스와 요오드화은 등 구름 씨(인공 핵) 물질을 뿌려 인공 눈을 최초로 선보인 뒤 인공강우는 사실상 인류의 유일한 가뭄 대책으로 떠올랐다. 인공강우는 빙결(미세한 얼음 조각), 구름방울(미세한 물방울) 등으로 이뤄진 구름이 구름 씨를 만나 눈, 비로 내리는 원리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은 지난 60여 년간 정부 차원에서 인공강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인공강우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시기는 2000년대부터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인공강우 실험을 20여 차례 실시했다. 주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인근에서 동풍이 불 때 구름 씨를 날려 보내는 방식이다. 최근 인공강우용 핵심 장비를 도입해 축적된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인공강우는 어느 나라에서도 실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기술이다. 이 때문에 가뭄 예측을 통한 선제 대응도 가뭄 대책만큼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이 ‘방재 기상팀’을 신설해 가뭄 예측 모델링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조윤영·권준우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