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유학 통해 기본기 다져
한국 골프 적응하며 실력 발휘
정교한 어프로치·퍼팅은 일품
“드라이버 비거리 늘리고 싶어”


“한국 골프에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제5회 용인시장배 KYGA 전국청소년골프대회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국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윤재(파주 율곡고 1년).

이윤재는 중학교 1년 때 필리핀 유학시절 골프 선수가 되리라 마음먹고 일찌감치 유학길에 오른 유망주였다. 2년 여간 유학생활을 마치고 1년 전 한국으로 돌아온 이윤재는 한국 골프 문화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며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용인 상현골프연습장에서 만난 이윤재는 “입상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면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승부였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장 1차전에서 이윤재의 공은 홀 컵과 약 7m가 떨어져 있었던 반면 상대 선수는 홀컵과 30㎝ 가량 가깝게 붙어 있었다. 자칫 긴장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강점인 퍼터를 활용해 버디에 성공하며 연장 2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결국 이윤재는 2차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상대는 파에 그치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윤재는 “어프로치와 퍼터는 꽤 정확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결승에서도 퍼터를 칠 때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면서 “반면 비거리는 240m 정도 나간다. 드라이버의 비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처음에는 한국의 잔디 상태, 대회 진행 방식 등 여러 부문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고 돌아보면서 “그렇다 보니 한국에 와서 처음에는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현재는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재는 오전에는 라운딩을, 오후에는 샷 연습을 하며 실력을 쌓아나가고 있다. 또 집에 귀가해서도 1시간 가량 퍼터 연습을 하면서 골프 훈련에 12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연습벌레다.

이윤재가 닮고 싶은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리키 파울러다. 그는 “위험한 순간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도전적으로 공을 치는 모습이 좋다”면서 “어느 누구와 시합을 하더라도 피하지 않고 자신 있게 공을 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윤재는 “다른 사람들이 나의 실력은 물론 인간성이 좋은 선수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서 “좀 더 실력을 키워 투어 프로로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