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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조 콕스(Jo Cox) 여성 하원의원(41)에게 총격 테러, 사망케 한 토마스 메어(52)는 백인 지상주의 신봉자다. 영국인이 최고라는,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는 당연하다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신도라는 거다. 잉글랜드는 Anglaland·Englaland에서 유래한 '앵글인의 땅'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 앵글인의 땅이야 발트(Baltic)해로 돌출한 한 귀퉁이에 불과하지만 지상에서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한 민족이 바로 앵글인 앵글로색슨이고 영국의 주체는 물론 미국을 건설한 주역도 그들이라는 거다. 그러니 EU 따위에선 탈퇴해야 한다는 인종격리(아파르트헤이트) 신봉자가 바로 범인이었고 그런 잡지도 구독해 왔다고 했다. 아무튼 콕스 의원 피격으로 유럽대륙이 충격에 빠졌지만 세계 여론도 브렉시트엔 부정적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18일 '브렉시트는 영국의 경제손실이 클 것'이라고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타임지 기고에서 '브렉시트는 영국에의 투자와 사업 매력을 잃게 할 것'이라며 말렸다. 가브리엘(Gabriel) 독일 경제장관도 17일 '영국의 EU 탈퇴는 EU 전체의 신뢰성을 추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00여명이 죽고 다친 최악의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Arlando)의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범 오마르 마틴(Mateen·29)은 이슬람 극단주의 IS에 빠져 충성을 맹세했었다. 그러나 그는 범행 현장에서 200㎞ 떨어진 포트피어스(Port Pierce)의 멀쩡한 집안 청년이었고 동성애를 몹시 혐오했다. 몇 달 전 마이애미(플로리다 주) 비치에서 게이(동성애 사내)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목격, 쇼크를 받았다. 그런데 지난 12일 그의 총격 테러 현장인 나이트클럽은 동성애자 집합소였고 사망자 중엔 동성애자가 많았다.

미국 사회의 난제가 바로 총기규제와 이민, 동성애 문제다. 미국무성은 엊그제 발표한 '테러연차보고서'에서 전 세계 테러 희생자가 2만1천404명이라고 했다. 바로 오늘(20일) 미 상원 채결(採決)의 총기규제법안 통과 여부가 주목거리지만 아직 우리 땅엔 총격 테러는 없다. 지난번 서울시청 앞 집회의 동성애자들도 아직은 안심해도 좋을지 모른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