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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 밥 딜런(Dylan·75)이 노벨문학상을 거절한다고? 그는 수상 발표 당일인 지난 13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예정된 공연을 했고 이미 밥 딜런의 노벨상 소식을 듣고 간 청중이 '노벨상, 노벨상!'을 연호해도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는 노벨상 코멘트가 전혀 없다. 그의 공식 웹사이트 'bobdylan.com'에서도 노벨상 수상자 문언(文言)은 삭제됐고 가사집(歌詞集) 'The Lyrics'에 기입됐던 노벨상 환영 문구도 지난 21일까지 모두 지워졌다. 스웨덴 미디어는 '그런 삭제는 모두 밥 딜런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웨덴 아카데미(翰林院)에도 일절 연락이 없고…. 그래서 '그의 연락을 단념한다'는 게 이미 지난 19일 노벨상 사무국의 반응이었다. 스웨덴 아카데미 요원인 페르 베스트베르는 21일 공영방송 SVT 인터뷰에서 "예측지 못한 일이다. 무례하고도 오만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렇다면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거절은 확실한 건가. 12월 10일 스톡홀름 시상식에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역대 노벨상 수상 거절사례는 모두 9건이다. 해당 국가의 압력이나 구금 상태 등 이유로, 또는 자진 거절 등이었다. 1973년 아시아 최초 평화상의 레 둑토 베트남 총리는 '전쟁 종결과 파리협정 체결' 등이 공로였지만 '아직 평화는 오지 않았다'며 거절했다. 문학상 거절은 두 건이다. 1964년 프랑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작가 정신을 제도의 틀에 얽어 넣는다'는 고답적인 이유로 자진 거절했지만 1958년 소련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타의에 의해서였다. 소련의 사회상을 담은 소설에 분노한 소련 작가들이 그를 제명하려 했고 소련 정부도 추방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끝내 거절하면 3번째 사례다.

밥 딜런은 그래미상을 11차례나 받았고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상까지 뮤지션으로서 받아야 할 유명한 상은 다 받았다. 재산도 많아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만큼이나 거부다. 그래서 노벨상 상금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를 우습게 여겼나, 아니면 '그까짓 노벨상 누가 주랬어'가 이유인가. 그도 아니면 '노벨음악상이라면 모를까, 문학상? 웃기네' 그건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