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대만 관계가 미묘 복잡하다. 중국은 타이완을 중국의 24개 성(省) 중 하나로 치지만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 정부는 완강하다. 어디까지나 별개 독립국가라는 것이고 주권 양도는 절대 없다는 거다. 하지만 타이완 국민당은 다르다. 하나의 중국에 동의, 1949년 분단 후 '중공'과 '자유중국'으로 불렸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66년 만에 싱가포르 상그리라(Shangri-La)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한 게 작년 11월이었다. 그러나 역시 별난 정상회담이었다. 양국 호칭부터 '중궈(中國)'와 '타이완'이 아닌 '량안(兩岸)'이었다. 대만 해협 양쪽 언덕이라는 뜻이다. 두 정상 호칭도 '시 주시(習 主席)'와 '마 쭝퉁(馬英九 總統)'이 아닌 '시엔성(先生)'이었다. 회담 모양새도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아니라 시 주석이 원고를 읽어가며 말하면 마 총통이 받아 적는 식이었다.
그런 타이완 국민당은 지난 3월 훙슈주(洪秀柱) 주석으로 바뀌었고 당 간판도 '중국국민당중앙위원회'로 '타이완'이 빠졌다. 그럼 台北 台南 台中 지명도 '中北 中南 中中'으로 바꿔야 할 게 아닌가. 화폐(臺幣)도 그렇고…. 지난 1월 타이완 총통이 된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국호를 궁여지책인 '중화민국타이완(Republic of China Taiwan)'으로 정했다. 그 차이 총통이 지난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1979년 중국과 수교 후 미국은 37년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 타이완 정상과는 공식적인 대화를 피해왔다. 그런 미국의 트럼프에게 축하전화를 한 거다. 그러나 중국은 타이완보다 미국에 발끈했다. '하나의 중국을 부정한다는 거냐'고.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겅솽(耿爽) 대변인이 흥분했고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도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도 강경했다. '축하 전화까지 받지 말라는 거냐?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시설 건설 때 미국에 물어 봤냐'고. 그는 국방장관에 'rabid dog(미친 개)' 별명의 제임스 마티스(Mattis) 전 해병대 대장을, 국무장관도 흰 콧수염의 강경파 존 볼턴(Bolton)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기용한다는 거다. 중·대 사이도 위험하지만 미·중 관계 또한 예측불허다. 전쟁 나는 거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