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지 못할 지상 최대 희극이 특검과 국회 청문회다. 특별검찰이 아닌 보통검찰의 보통 수사는 믿지 못한다는 건가. 이번 최순실 사태만 해도 두 달에 걸친 검찰 수사를 못 믿고 인정할 수 없어 특검을 임명, 자그마치 2만 쪽 분량의 수사 기록도 고스란히 특검에 넘겼다. 두달 간의 불철주야 수사가 말짱 도로아미타불 헛일, 도로(徒勞)에 불과했다는 거다. 그런데 왜 상설 특별검찰청을 따로 두지 못하고 때만 되면 특검타령을 일삼는 건가. 그게 옥상옥(屋上屋)이라면 보통+특별 합쳐 '특별검찰청'으로 바꾸든지…. 어쨌든 박영수(중국 언론엔 朴英洙) 특검에 4명의 특검보와 파견검사 10명도 5일 확정, 진용이 갖춰졌다고 했다. 그런데 박 특검 임명 후의 제1성(聲)도 웃긴다. '결코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다. 그 말은 검찰 수사가 내내 좌고우면에다 지위고하를 가렸다는 반증 아닌가. 특검을 해봤자 처벌은 솜방망이고….
중국에선 특검을 '독립검찰관', 그 팀을 '독립검찰조'라고 하지만 아무튼 '105인의 독립검찰조가 20일의 준비기간(20天的準備時間)을 거쳐 70일간 조사(70天時間調査)한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그런데 또 하나 역겨운 희극이 국회 청문회다. 이번 최순실 청문회만 해도 정작 최순실 일가는 증인에서 빠졌다. 그래도 청문회는 청문회인가. 재벌 총수들 증인도 떼돈의 대가성은 아직 증명된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죄인 취급에다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모욕감을 안겨주는가. '촛불집회 가 봤나, 머리 굴리지 마라, 며느리 국적이 어디냐, 300억이 껌 값이냐, 구치소 멀지 않다' 따위 모욕적인 말로 쥐 잡듯, 좁은 골 돼지 몰듯 하는가. 어제는 '최순실 좋아하냐'고도 물었고….
국회의원도 최순실 국정농단 패악을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생은 뒷전이고 싸움질만 하며 놀고먹는 선량 아닌 '악량(惡良)'에다 나라에 해만 끼친다는 '國害' 아닌가. 국회 개혁~해산 요구 1천만 서명운동이 끝난 게 엊그제고 '식물국회'에서 의식을 찾은 것도 엊그제다. 뇌물 하면 연상되는 첫 번째 직종도 국회의원이고…. 검찰은 특별검찰청으로 바꾸고 국회 청문회는 없애는 게 낫고 좋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