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001000667800031991

작년 10월 2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세일럼(Winston Salem)의 대선 찬조연설에서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강조한 말이 '비커밍(becoming) 비시밍(beseeming) 프레지던트(어울리는 대통령)'였다. 그럴싸한, 근사한 대통령을 뽑자는 거였지만 예상은 무참히 깨졌고 미국 국민은 트럼프를 택했다. 그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가족이 지난달 24일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비행기에 올랐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 '왜 전용기를 타지 민항기를 탔냐. 너희 가족이 미국을 파멸시켰고 미국인 프라이드를 뭉개버렸다'며 한 청년이 격하게 항의를 한 거다.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와 앙숙이었던 폭스뉴스 앵커우먼 메긴 켈리(Megyn Kelly)는 지난달 15일 자서전이 출간되자 베스트셀러가 됐고 출판 계약금만도 무려 1천만 달러를 받았다. 역설적이게도 그 돈벼락은 트럼프 덕이었지만….

옥스퍼드사전의 2016 '올해의 단어'가 post true(脫진실)였던 것도 도널드 트럼프의 영향이 컸다. 그런 트럼프의 오는 20일 취임식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디바 팝 가수 셀린 디온(Celine Dion)과 영국 출신의 세계적 팝 스타 엘튼 존 등 스타들이 모두 취임식 출연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6일 밤(현지 시각) 오바마의 백악관 고별 파티엔 영화감독 스필버그와 배우 톰 행크스, 가수 스티비 원더와 폴 매카트니 등 연예계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그 자리서 미셸 오바마가 또 명연설을 했고 그녀의 인기는 남편을 줄곧 능가했다. 작년 10월 13일 NBC 조사에선 오바마 지지도가 51%, 미셸이 59%였고 10월 23일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선 트럼프 38%, 힐러리 50%, 미셸 59%였다. 역대 최고 퍼스트레이디라는 찬사와 함께 차기 대선 출마 권유가 빗발쳤다. 얼마나 멋지고 어울리는 부부인가.

우리는 어떻고 어쩌랴. 현 대통령 말미는 어처구니없게도 끔찍한 나락으로 전락했고 차기 주자들은 또? 한 시가 급한 개헌 등은 안중에도 없는 대권 병 말기라니! 그는 사드고 장관 임명이고 북측의 재가를 받을 위인 아닌가. 비효율의 극치, 기형적인 산물인 세종시로 수도를 옮기자는 대권 주자까지 뛰어들었다. 이전 비용은? 통일 후 수도는?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