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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킨스와 울프' 실존 인물 다뤄
원작자인 스콧버그 '전미 도서상'
마이클 그랜디지 장편감독 데뷔작
작품의 색채 '대부' 직접적 영향

■감독 : 마이클 그랜디지
■출연 : 콜린 퍼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개봉일 : 4월 13일
■드라마/104분/12세 관람가


편집자 맥스 퍼킨스에게 원고가 도착한다. 무명 작가 토마스 울프가 보낸 '오, 잊혀진 날들'이다. 원고를 다 읽은 퍼킨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울프가 퍼킨스를 찾아온다. 그는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책을 편집하고 출판한 사람이다.

울프는 그의 원고가 거절당할 거라 생각하지만 퍼킨스는 '책의 내용을 약간 수정해서' 출간할 거라고 말한다.

퍼킨스와 울프는 원고를 편집하기 시작한다. 퍼킨스는 울프에게 300쪽 정도를 편집하고 줄여서 이야기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울프는 내키지는 않지만 퍼킨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두 사람은 실존인물이다. 이들은 우정을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했지만 격동적이고 억누를 수 없었던 우정이 천재라 불린 이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영원히 다른 사람이 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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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원작자인 스콧버그는 '맥스 퍼킨스: 에디터 오브 지니어스'라는 책으로 전미 도서상을 받았다. 그는 10대 시절 미국 문학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시대의 문인들에게 관심을 쏟았고, F.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에 대한 열정 때문에 그가 다녔던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했다.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한 이튿날부터 피츠제럴드에 관한 대학 소장 자료를 탐독했고 맥스 퍼킨스가 피츠제럴드의 작품에 기여한 사실을 알게 됐다. 버그가 붙인 제목 '지니어스'는 라틴어로 사람을 지켜주는 수호신을 뜻한다. "퍼킨스는 말 그대로 이 작가들에게 수호신이 되어주었다. 그들의 관계 속에서 누가 '지니어스'였을까? 퍼킨스는 천재성을 보유한 편집자였을까? 단순히 천재들의 작품을 편집한 사람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연극 분야에서 영국과 브로드웨이에서 누구보다 많은 상을 수상한 인물 마이클 그랜디지가 연출했다. 장편영화 감독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그랜디지는 "퍼킨스를 통해 창작적인 과정을 표현할 수 있었고, 창의적인 예술가와 맺는 관계 전반을 다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주간 리허설을 진행하며 모든 배우가 각본에 빠져들게 했다. 그랜디지는 유년 시절 봤던 영화들을 떠올리며 작품의 색채를 구상했다. 그는 "'대부' 시리즈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나는 색과 빛의 시대에 민감했고, 영화가 하나의 예술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콜린 퍼스가 맥스 퍼킨스 역을, 주드 로가 토마스 울프 역을 맡았다. 콜린 퍼스의 놀라울 정도로 절제된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며 퍼킨스를 표현했다. 주드 로는 울프의 거침없는 문체와 일치하는 인격을 드러내며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사진/영화사오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