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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소녀 뉴욕 '슈퍼돼지' 구출기
가상동물 시각화 CG '엄청난 도전'
봉준호 "다른 눈으로 자연 볼 것"

■감독 : 봉준호
■출연 :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개봉일 : 6월 29일
■모험·드라마 / 120분 /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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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거대한 동물인 옥자는 10년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간다.

할아버지가 만류하지만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의 비밀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한 옥자는 덩치와 외모와는 달리 수줍음 많은 내성적 성격의 반전 캐릭터다. 미자와 산에서 뛰어 놀고, 홍시를 따 먹고, 계곡에서 낚시를 하는 것 외에 바깥 세상에 대해선 알지 못하는 옥자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전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옥자- 제이크 질렌할

봉 감독은 "서울 거리에서 상당히 특이하고 재미있게 생긴 동물 한 마리를 본 적이 있다. 덩치가 크면서도 수줍고 내성적으로 보였다. 얼굴은 귀여웠고. 그 순간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이 동물의 이미지를 고민한 그는 콘셉트 아티스트 장희철과 함께 돼지, 하마, 코끼리, 매너티 등 다양한 동물의 요소를 섞은 약 100개의 콘셉트를 만든 끝에 마침내 옥자의 모습을 담은 스케치를 완성했다.

스케치를 CG로 구현하기 위해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호랑이 리처드 파커를 3D로 실감나게 구현해냈던 에릭 얀 드 보어 시각효과 감독과 작업했다.

에릭 얀 드 보어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옥자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거대한 가상의 동물을 만드는 동시에 작은 소녀와의 친밀한 관계까지 표현해야 했다. 중요한 건 소녀와 동물의 사랑, 그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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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의 목소리는 배우 이정은이 맡아 옥자만의 섬세한 감정을 만들었고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특수한 종의 돼지 소리를 믹싱해 완성했다. 이렇게 탄생한 전대미문의 캐릭터 옥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통해 봉 감독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최고의 면과 최악의 면 모두를 보여준다.

그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 이라며 "한국의 개와 미국의 개가 다른 소리로 짖지 않듯, 전 세계의 동물은 모두 같은 언어를 쓴다. 나는 그런 점이 반영된 영화, 국경과 인종, 문화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아도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사진/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