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 반월동서 잇따라 발견
"비단구렁이 불법사육 탈출 추정"
최근 사흘 사이 화성시 한 아파트에서 대형 비단구렁이가 잇따라 발견됐다. 비단구렁이 출현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뱀이 왜 아파트에서 발견됐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양서파충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 40분께 화성시 반월동 한 아파트 화단에 길이 1m에 달하는 노란색 비단구렁이(알비노버마 비단구렁이) 한 마리가 발견됐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포획됐다.
앞서 지난 1일 저녁 8시께에도 이 아파트 인근에서 약 1.5m에 달하는 같은 종류의 비단구렁이가 발견돼 소방관들이 출동해 잡았다. 암컷으로 3~4살 정도된 어미 구렁이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포획된 뱀 두 마리를 한국양서파충류협회에 인계했다.
두 마리 모두 뱀목 비단구렁이과의 파충류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며 국제멸종위기종이다.
국제멸종위기종의 경우 반드시 사육시설 등록 후 사육할 수 있지만, 불법으로 암암리에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국제멸종위기종이 아니더라도 애완용 뱀을 키우다 몰래 버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포획된 뱀은 지난 2016년 1천209건, 2017년 1천343건, 올해 1월부터 8월말 현재 995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협회 관계자는 "포획된 뱀은 불법으로 애완동물 사육 중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동물원 등 맡아 줄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