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물 복지 실현위해 노력해야
정부·지자체·주민등 거버넌스 바탕
관광자원·문화콘텐츠 활용해 개발
코로나로 지친 일상 힐링하길 기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 가뭄 등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에 우리나라도 유례없는 장마로 물난리를 겪었다. 관측 이후 최장 장마기간과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전국적인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인류의 생존문제에 있어 물의 소중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단면을 보여준다.
국가 또는 제3자로부터 자유로운 물 이용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인 물기본권은 1970년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의 물 기본권을 위해 애쓰는 곳이 국내 유일 물전문 공기업인 K-water다. 국민 누구나 깨끗한 물의 혜택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도록 물 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의 이수·치수 기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K-water의 다목적댐이다. 다목적댐은 말 그대로 여러 목적의 용도로 만든 댐으로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공급 및 홍수조절과 수력발전 등의 역할을 한다.
한강수계에는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이 국민의 재산 및 생명보호를 위해 오늘날까지 든든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인 소양강댐과 4대강 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충주댐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댐 본래의 기능에 충실했던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건설된 지 각각 50년과 40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이수 및 치수라는 본연의 목적과 호수(수변공간)의 보존위주정책에서 벗어나야 할 시기이다.
단순한 대규모 토목 구조물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고 자랑스럽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K-water, 국가의 댐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산이라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K-water는 이러한 물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댐 리노베이션, 댐 가치향상, 스마트 레벨업 등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댐 인프라와 연계된 주변 친수공간을 문화, 예술, 관광 등 복합공간으로 조성하여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는 댐을 레크리에이션 및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댐 수변공간에 수상레저, 하우스보트, 투어열차, 캠핑장 등을 조성하여 소득 및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 국민들의 소득증가와 여가문화 다양화로 새로운 물의 가치 및 물관리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의 이·치수에 국한되어 있는 물관리에서 댐이 국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단순히 먹는 물을 넘어서 즐기는 물 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지자체나 민간의 단편적인 개발이 아닌 정부, 지자체, 댐 관리자 및 지역주민 등이 모두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댐 주변 청정관광자원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체계적인 개발을 추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기반조성사업은 공공부문의 주도로 시행함으로써 지자체 및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친환경 개발을 통해 오염원 입지의 사전차단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다목적댐 역사도 어느덧 중년을 넘어 반세기가 지났다. 국민의 니즈와 시대의 트렌드에 어울리는 변신이 필요하다. K-water 댐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거점시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라는 노랫말처럼 코로나19로 지친 요즘 국민들이 댐·호수에서 힐링하면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그날을 그려본다.
/박현철 K-water 한강유역관리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