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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장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소득 증대, 사회보장제도 등에 기인하여 절대적 빈곤은 사라졌다. 그럼에도 사람들을 진짜 힘들게 하는 것은 상대적 빈곤이고 타인과의 비교이다. 오죽하면, 프랑스 석학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타인의 눈길에서 지옥을 경험한다'는 말을 남겼을까. 그 말인즉슨 우리가 남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들을 의식하고 견주면서 자신이 혹여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 꼼꼼히 살피기도 한다.

그런데 가장 평등하고 정의로워야 할 교육분야에서조차 학생의 지역에 따른 아주 심각하고 불평등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학생 수, 학교 수, 교사 수로 전국 교육 25% 이상 비중을 가진 경기교육이 1인당 교육재정 지원 수준은 전국 꼴찌로 극심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경기도교육청 학생 수는 전국 학생 수 대비 약 2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경기도교육청 예산 규모는 전국 시·도 교육청 대비 약 22%에 불과하다. 


교육부 재원·각종 지원 '역차별'
타 시·도학생 비해 혜택 박탈 당해


도교육청 대부분의 예산은 교육부나 지자체로부터 받은 재원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재원 배분과 각종 지원 시 역차별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경기도 학생들은 타 시·도의 학생들에 비해 눈에 보이는 예산상 혜택을 박탈당하고 있다. 2020년 교육비특별회계 결산액 기준으로 경기도 학생 1인당 지원금액은 1천136만4천원으로 경기와 제주를 제외한 전국 평균 1천510만3천원보다 무려 373만9천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2021년 보통교부금 기준을 살펴보면, 경기도 학생 1인당 지원금액은 756만2천원으로 경기와 제주를 제외한 전국 평균 1천29만3천원보다 273만1천원 낮다.

이런 불합리한 결과가 도출된 원인은 다양하지만, 다음과 같은 세 요인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교직원의 인건비 산정 방법에 문제가 있다. 교육부에서는 인건비 예산의 총액만을 관리하고 교육청에서는 인건비 총액 한도 내에서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 경기 교육현장은 교원의 현원 대비 정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 결과 부족한 교원을 경기도교육청에서 1만5천명이 넘는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부에서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이나 교육과정 지원에 사용될 예산 항목이 교원 인건비로 충당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 시국 '학급당 20명 목표'
경기도 현실 '먼나라 이야기'
양질 교육환경 위해 변화 모색해야


둘째, 학급당 학생 수 문제이다. 교육부에서 예산 배분 시 학급 수를 기본적인 산정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데, 학급당 학생 수가 낮을수록 학급 수가 많아져 예산 배분에 있어 유리하다. 그런데 경기도는 타 시·도에 비해 택지개발에 따른 공동주택 건축으로 인구유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과밀학급, 과대학교가 많다. 따라서 교육부 지표 산정 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셋째, 경기도가 특별시와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해서 발생한 차별이다. 세종특별시는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기준으로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며, 제주도 역시 특별자치도 보정 예산을 더 지원받고 있다. 그런데 학교 신설 요소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기도의 교육여건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다. 학교설립은 근본적으로 중앙정부 책임으로 그 재원은 100% 지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족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8명으로 낮추겠다는 발표를 했다. 사실 다른 시·도는 학급당 20명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실제 운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경기도의 현실을 보면 학급당 20명은 먼 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 상황에서조차 푸대접을 받는 경기도 학생들에게 그 손실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이게 보상이 가능하기나 한 건가? 쾌적한 교육환경과 양질의 교육지원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경기도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교육부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