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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혜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장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경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그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올해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란 보고가 있다. 문제는 지역과 업종에 따라 매출 격차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지방의 전통 제조기업은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데 반해 수도권의 정보통신(IT)·바이오 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조업은 수출과 내수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만, IT·바이오 등 유망업종은 그 의존도가 낮음은 물론 현 상황에서 가장 각광받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정 업종이 모인 산업단지를 중심으로도 그 격차가 발생한다. 당장 전국이 아니라 수도권으로 좁혀 봐도 경기 남부와 북부의 양극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격차가 올해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일선에서 그 어떤 기관보다 기업인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서는 이러한 우려들에 책임감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양극화 해소를 포함해 종합적인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지역산업 육성'이다. 그간 중진공 지원이 개별기업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지역과 산업으로 골고루 분산되고 있다. 48개 지역 주력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전용 펀드를 마련해 투자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산업 육성은 밀착지원이 생명이다. 현지 사정과 기업을 잘 알고 있어야 지원에 구멍이 생기지 않아 지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진공 지역본부와 지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경기북부지부는 전통 제조 중소기업이 밀집한 경기북부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역산업 육성책을 여러 방면에서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와 손잡고 지역주력산업 성장촉진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운영하고, 청년창업의 핵심인 유망 스타트업(start-up) 지원을 통해 예비 유니콘 기업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통한 기관간·사업간 이어달리기 지원과 유니콘 기업의 탄생은 지역 산업의 생태계를 바꿀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지역산업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할 '지역형 예비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일을 이런 흐름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중진공 32개 지역본부와 지부를 통해 매년 100개씩 3년간 300개의 예비 유니콘 기업이 양성될 계획이다.

더불어 코로나 불황으로 구조조정에 몰린 전통 제조기업을 살리기 위해 한발 앞서 선제적 구조개선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줄 예정이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컨설팅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업개선이나 전환의 방향까지 제시해줄 것이다.

지역산업 육성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또다른 돌파구는 스마트공장이다. 제조기업의 스마트화는 생산력 향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전통 제조기업이 몰려있는 경기북부에서 스마트공장 지원은 시급한 사안이다. 스마트공장은 시설 개조 못지 않게 이를 운영하고 관리할 인력이 필요하다. 이 전문인력이 없으면 스마트공장은 껍데기에 불과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진공은 '스마트공장 배움터'를 통해 올해 스마트제조 분야 전문인력 6만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는 40~50대 중년 일자리 사업과도 연계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제회복의 주축이 되는 뉴딜사업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에도 역대 최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등 디지털 뉴딜에 1조4천억원, 친환경·저탄소 기업 육성을 위한 그린뉴딜 분야 6천억원, 지역균형 뉴딜 6천억원이 투입되게 된다. 또한 지난해 수출기업이 특히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신시장진출지원자금'도 전년 대비 2.5배 증가한 5천억원을 지원한다.

중진공은 지난해 역사상 처음 경험한 코로나 공황으로 흔들리는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치중했다면 올해는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강제 구조조정에 내몰린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회생이나 파산 등 기업의 생명을 끊기 전에 한 번 더 정상화 기회를 제공해 중소기업 지원의 참 목적을 실현할 것이다.

/모혜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