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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식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의 종식을 쉽게 낙관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이러한 현실이 더더욱 가혹하게 여겨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국가의 힘은 다른 국가 혹은 공동체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에서 나온다. 이것이 바로 '문화가 가진 힘'이다. 경기도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문화강국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 2022년의 문화재정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필요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경기도 문화체육관광 예산은 2018년 이후 전체예산 대비 2%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2.14%에 그쳐 전국 평균 4.37%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어디서든, 누구나, 적정수준의 문화체육관광 분야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지금의 경기도 예산 수립의 방향으로는 경기도에 맞는 최적화된 시설 확충, 시·군별 문화자치 활성화를 통한 문화격차 해소, 체육지도자 육성, 무형유산의 보전 및 전승 안정화를 통한 종사자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기가 다소 힘들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 문화시설의 수는 전국 평균 이하인 곳이 많다. 그리고 경기도 기초자치단체의 자체 문화사업 비율은 65.2%로 전국 7위, 시·도별 인구 1만명당 평균 자체기획 문화예술 공연 건수는 전국 평균이 0.9건인데 비해 경기도는 0.6건으로 전국 8위인 것이 경기도 문화예술의 현주소이다.

경기도는 문화예술체육 분야별 종사자 수가 전국 상위권이다. 예술인 중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사람은 17개 시·도 중 2번째이고 콘텐츠산업 업종별 종사자 수를 보아도 전국 63만6천여명 중 약 20%인 12만9천여명에 달한다. 지도자와 선수 등 체육분야 종사자도 전국 14만5천788명 중 경기도가 2만9천286명으로 20% 이상이 도내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다. 문화예술체육 종사자가 경기도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하려면 창업 생태계의 조성과 스포츠클럽 확대 등과 같은 생활체육 환경조성에 대한 연도별 전략과 예산 확충 등이 있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 창작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예술가, 공연기회가 적은 예술인에게 다양한 공연기회 제공, 침체된 스포츠분야의 활성화, 관광업계 위기 극복 지원 등 코로나19 대응사업 지원이 집중적으로 필요하다. 아울러 2022년 광교신청사 이전으로 지금의 도의회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다양한 문화예술공연 및 교육을 제공하고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소규모 유휴 및 폐쇄시설(공간)을 활용한 문화공간의 조성이나 공공수장고 건립과 문화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조성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예술인 창작수당 지급과 일자리 창출, 장애인 문화예술진흥, 취약계층 예술활동 지원 등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도민 문화예술활동 사업도 발굴하고 청년 예술인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힌 청년예술인들의 자립 기반에 필요한 대응이 요구된다. 체육분야는 어떤가. 모든 경기도민은 스포츠 활동에서 차별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 엘리트 체육 역량강화뿐만 아니라 스포츠클럽을 통한 생활체육 환경 조성, 수요 맞춤형 장애인체육 지원 강화에 대한 연도별 전략 및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 평택 세계장애인역도대회 등 도내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를 지원해서 경기도 홍보 및 체육활성화를 도모하고, 경기도 체육진흥센터를 설립해 균형 잡힌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관광으로 경기도만의 가치를 경험하는 매력을 넓혀야 한다. 경기둘레길, 모험활동시설 등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체험관광 기반 확대 및 공정한 캠핑문화 정립 추진, 코로나 이후 관광업 생태계 재생을 위한 관광 스타트업 지원 등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문화체육관광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자 영혼에 대한 투자임을 확신한다. 일상에 예술이 스며들 때 우리의 삶은 윤택해지고 고단한 일상은 위로받는다. 요즈음 대한민국의 매력을 높이는 것은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가 아니라,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나, 미나리의 윤여정, BTS, 손흥민 선수 등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사람들의 삶의 일부분이고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활동은 문화와 체육, 그리고 관광이다.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다가오는 2022년 경기도 예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분야 예산 3% 시대를 만들어 문화와 체육, 관광이라는 언어를 공유하는 우리의 심리적 거리까지 멀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최만식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