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전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매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배송이 지연되면서 오후에 빵이 도착하는 등 지연 배달 사고가 잇따라, 가맹점주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노사는 서로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노조는 내달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사태가 악화하는 양상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2일 SPC그룹에 물류 노선 증·배차 재조정 이행을 요구하며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이어 세종공장에서는 지난 17일부터 화물연대 조합원 100여 명이 공장 정문을 막고 농성을 벌이는 등 전국 SPC 사업장으로 확산했다. 지난 23~24일에는 화물연대 소속 300여 명이 SPC삼립 청주공장 앞에서 밤샘농성을 벌였다. 이후 화물연대는 26일 청주공장으로 재집결해 물류출하 저지 집회를 벌이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상대에게 있다며 공방이다. 노조는 사측이 샤니 화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계속 외면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10년 동안 물량이 2배 이상 늘었는데도 화물 노동자 수는 그대로인 실정으로, 노동시간과 업무 강도를 줄여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SPC 측은 화물연대의 요구는 물류 담당 계열사와 위·수탁 계약 운수업체 노사 간 협의 사안이라며 원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 간 노선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이 원인인데, 사측에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주장을 한다.

운송 거부로 매출 피해가 커지고 있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맹점주의 생존권을 담보로 한 것으로 어떠한 이유도 용인할 수 없다'며 당사자 간 문제를 해결하고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특히 매출이 최소 20% 이상 감소했는데 피해보상을 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노사는 물론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노사 모두 부담이 되고, 가맹점주와 소비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서민 경제,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파업을 조기 종식하겠다는 노사의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