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대리운전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카카오가 상생 방안을 내놓았지만 외려 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과 함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가 대리운전업체 2곳을 추가로 인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 분노가 커지는 양상이다. 국회도 국정감사를 통해 불공정 행위를 따져보기로 하는 등 카카오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이달 중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골목상권 상생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등 사업 철수 및 혁신사업 중심의 사업재편, 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 및 프로멤버십 이용료 인하, 파트너 지원 확대 3천억원 상생기금 조성,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으로 케이큐브홀딩스 전환 등이다. 논란이 되는 카카오T의 경우 프로 멤버십 요금 인하와 스마트 호출 서비스 폐지 등을 담았다. 택시 업계의 반발과 골목상권까지 침범한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그룹 차원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경제계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카카오 택시에 대한 대책을 두고 면피용이란 불만이 제기되면서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연 매출 2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율에 대한 개선책이 없어 택시기사들의 부담이 여전한 실정이다. 상생협의체에는 카카오T블루 가입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불공정 행위를 한다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는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카카오는 최근 대리운전업체 2곳을 추가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상생 정신을 저버린 행위라며 관련 업계가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 성명을 냈다. 골목시장과의 상생방안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카카오가 약속과 다른 행위를 해 분노를 사는 것이다. 이들은 카카오의 택시 시장 독점 불공정행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국회도 내달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의 시장 독점과 골목상권 침해, 불공정 행위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업계는 물론 경제계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근본적 해법을 요구하는 까닭을 카카오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설] 거센 반발 직면한 카카오의 '면피용' 상생
입력 2021-09-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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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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