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에 맞선 인류의 사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9년 말 창궐한 바이러스는 무기력한 인간계를 조롱하며 2년 가까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백신 개발에 성공하자 델타 바이러스 등으로 진화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파종(播種)하고, 더 악랄하게 변종(變種)하고 있다. 지구촌 전역을 휩쓴 유례없는 바이러스 공포에 타인과의 만남이 낯설어지고 하늘길이 끊기는 등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끝이 없는 터널이 있을 수 없듯,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기세등등하던 위력이 급감하면서 종착지로 향하는 양상이다. 선진 주요국의 집단 면역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전세가 급격히 기우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유럽국가는 이미 마스크를 벗고 '위드(with) 코로나'를 일상화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장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에는 수만 명의 관중이 모여 프로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굳게 닫혔던 여러 나라 국경 출입문도 속속 개방되고 있다. 성공단계에 진입한 먹는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는 시점이 되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 70%를 넘는 이달 하순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점차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직은 확진자 수가 네 자릿수에 머물면서 수도권에는 4단계가 적용되고 있으나, 접종 완료자 예외 규정을 두는 등 탄력적인 운용에 들어갔다. 코로나19의 종식보다는 백신 접종을 늘리는 등 방역체계를 구축해 공존을 모색하겠다는 정책적 전환이다. 신규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전략으로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제 코로나 이후 시대를 재촉하고 있다. 바이러스 창궐이 가져온 일상의 뒤틀림을 되돌리고 가라앉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출발이 늦어지면 치열한 국제사회 경쟁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다. 우리도 집단면역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야 한다. 국가 시스템을 보완하고 경제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강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유형의 경험을 경제발전을 위한 신(新)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랑스러운 K-방역으로 역경을 이겨낸 저력을 응집해 국가 재도약의 시대를 준비해야겠다.
[사설] 국가역량 집중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준비하자
입력 2021-10-0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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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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