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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림이 이달 오스트리아에서 훈련 중 밝게 웃고 있다. /경기도스키협회 제공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종목에 출전하는 정해림(경기도스키협회)은 25일 강원도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정해림은 월드컵 대회를 마치고 국내에서 훈련을 하며 코호트 격리 중이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취미로 스노보드를 접했다. 그 취미가 정해림의 인생이 됐다. 한국체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정해림은 경기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수원에서 태어나 화성 동학초와 동학중을 졸업하고 군포 수리고로 진학했다.

정해림은 "경기도는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라 애틋함이 있다"며 "학창 시절 지원금을 받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아 여태까지 스노보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초·중·고 학창시절 보낸 경기도
선수 생활 이어가는 데 큰 도움


정해림은 2010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시작으로 2012년 스노보드 국가대표에 올랐다. 이후 계속 국가대표팀에 몸담고 있다. 10년간 국가대표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스노보드에 대한 자부심이 큰 정해림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 했다.

그는 "아무래도 스노보드가 다른 종목보다 비인기 종목이긴 하지만 저는 스노보드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남자 선수에 비해 한국 여자 스노보드 선수들이 국제 대회 메달이 많이 없다. 제가 은퇴를 하더라도 후배 선수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어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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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림은 많은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가다듬었다. 성과도 있었다.

2019년 3월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러시아의 밀레나 비코바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또 대표팀 동료 이상호와 함께 지난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혼성 평행대회전 3∼4위전에서 러시아의 안드레이 소볼레프-폴리나 스몰렌초바 조를 꺾고 3위에 올랐다.

국가대표 10년, 각종 대회 활약
"후회 없도록 모두 쏟아부을 것"


송정훈 경기도스키협회 스노보드 담당 이사는 정해림이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굉장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송 이사는 "정해림은 수많은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해왔다"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굉장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이사는 "정해림은 12세에 선수 생활을 시작해 단기간에 국가대표에 올랐다"며 "이 자체가 놀랍다"고 덧붙였다.

정해림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 정해림은 말한다.

정해림은 "평창 때는 처음으로 나가는 올림픽이라 긴장을 많이 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베이징에서는 경기가 끝나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연습했던 것을 모두 쏟아붓고 경기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출신 정해림의 후회 없는 경기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빛낼까. 인터뷰 내내 자신감에 찬 정해림의 목소리는 베이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