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에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하고, 전 정무비서에게 책임을 돌린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이문세)는 15일 선고공판에서 조 시장의 책임회피를 크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비교적 범행 내용이 명백함에도 전 정무비서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지역구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을 지켜야 할 지방자치단체장이 오히려 범행에 가담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조 시장의 전 정무비서 A씨가 제출한 통화·대화 녹취록 등 증거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고, 조 시장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시점별로 조목조목 짚었다. 


재판부 '별동대' 모임 관여 인정
"김한정 재선땐 나 죽는다" 발언
모든 정황 '모른다'로 일관 질타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인하지만 관련자들의 대화 내용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은 이른바 '별동대' 모임에 관여한 점이 인정된다"며 "A씨와 별동대에서 활동한 B씨가 '김한정 의원 측에 들켜서 권리당원 모집을 중단했다'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미뤄 별동대는 김한정 의원의 낙선을 위한 조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측근들과의 커피숍 모임에서 '김한정 의원이 재선되면 나부터 죽는다'고 말하고, 당시 김봉준 청와대 비서관이 재직할 당시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청와대 방문을 추진하기도 했다"며 "김 전 비서관이 퇴직 후 당시 방문자 중 하나와 연락한 내용을 보면 피고인이 청와대 방문 당시 김 전 비서관을 사람들에게 '총선 출마할 사람'으로 소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인정한 이 정황들은 조 시장이 재판 내내 '모른다'거나 '모두 A씨가 한 일', '선거와 관련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 적 없다' 등으로 해명한 것들이다.

조 시장은 수사 과정에서부터 "A씨가 나를 끌어내리려고 거짓말하고 있다.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한 적 없다"고 무죄를 강하게 주장해왔는데, 결국 이런 전략이 발목을 잡았다는 법조계의 해석이다. 조 시장의 법정구속 사유, 즉 재판부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