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301000113100004971.jpg
유소년팀 선수 B군 사망 소식을 전하는 김포FC 구단의 추모글. /김포FC 페이스북

지난해 코치 등의 폭언·괴롭힘 유서 남기고 떠나
A군 아버지, 인천지법과 수원지법에 각각 제출
"동료선수 증언 중요한데도 코치진 분리 안 돼"

코치 등의 폭언과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축구 김포FC 유소년 선수 A군(2022년 5월3일자 인터넷판 보도=김포FC 유소년선수 극단적 선택… '괴롭힘 당했다' 주장 제기)의 아버지가 구단을 상대로 영업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군의 아버지 B씨는 6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김포FC 유소년축구단(고등팀), 수원지법에 TMG FC(중등팀)에 대한 영업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각각 제출했다. 이날은 숨진 A군의 생일이다.

B씨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코치 등 지도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음에도 구단 측이 해당 코치진과 올해 초 재계약을 맺었다"며 "경찰조사에서 동료 선수들의 증언이 중요한데도 해당 코치진이 분리되지 않아 수사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가처분신청 이유를 밝혔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 1월 3일 가해자로 지목된 코치 등에 대해 징계를 의결했다. 센터는 그러나 현재까지 김포FC 측에 공식적으로 징계를 요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윤리센터, 가해자에 대한 징계 의결
언어폭력 등 가해 내용 보도자료 통해 발표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구단 운영 정지해야"

B씨는 구단 측이 징계서류를 수령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해당 코치와 재계약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포츠윤리센터 의결에 따라 코치의 언어폭력, 괴롭힘, 기준 없는 벌칙부여, 차별, 책무소홀에 대한 징계요구가 개별통보 및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됐으나 김포FC는 징계 관련 서류를 직접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정지도 하지 않고 연장계약을 통해 남은 가족에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B씨는 이어 "지도자들의 반복적이고 심각한 언어폭력과 괴롭힘 때문에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생을 포기한 제 아들은 그들 때문에 매번 살인충동과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유서에 남겼다"며 "분명 아동청소년에 대한 범죄임에도 여전히 팀에 남아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이 일이 제대로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구단 운영을 정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처분신청을 냈다"며 구단 측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김포FC "어디에서도 공문 보내오지 않아,
오히려 구단서 계속 징계의결서 요청 중"
"객관적 근거 없이 불이익 줄 수는 없어"
이와 관련해 김포FC 관계자는 "자식을 잃은 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디에서도 공문서를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구단에서 징계의결서를 보내달라고 계속 요청 중"이라며 "구단은 징계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어떤 잘못을 했고 어떤 내용으로 결론이 났는지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아야 후속조치를 할 수 있지 않느냐. 제3기관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우리가 임의대로 징계 등 불이익을 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코치진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재임용을 안 했다면 비난받지 않고 편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아이들이 연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식적인 절차가 필요했다"고 항변했다.

앞서 A군은 지난해 4월 27일 오전 2시께 팀 숙소 건물에서 숨졌다. 당시 B씨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팀은 정말 분위기 좋고 착하신 감독님, 형 같은 트레이너 선생님(이 있었다). 하지만 코치들의 폭언과 편애와 협박성 말들, 몇몇 친구의 모욕과 수치심·괴롭힘은 4개월간 계속된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