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민생복원 정치복원 호소 기자회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민생복원', '정치복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3.9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 입이 매서워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1년이 흐른 지금, 민생은 벼랑 끝에 섰고 경제는 총제적인 위기에 빠졌다며 국정운영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정부를 마냥 비판만 한 것은 아니다. 경제부총리 출신 경제전문가로서 재정정책 전환에 방점을 둔 '민생복원', 이를 위해 사생결단식 여야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정치복원'이라는 자신만의 대안을 부각시켰다.

그간 김동연 지사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소신 발언을 연달아 내놨는데, 정부의 안일함은 여전하고 제1야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에 따른 당내 갈등이 계속되자 직접 등판해 '민생·경제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서 정부 향해 작심 비판
"대통령 당선 1년… 민생 벼랑 끝
대한민국 위기는 곧 경기도 위기
여야 정치권 서로 싸우기만" 지적


김동연 지사는 9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민생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맙시다'라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1년 전 오늘 우리는 변화를 기대하며 투표했다. 그러나 지금 어떤 희망이 남아있나. 경제는 더 어려워졌고 위기는 더 깊어지고 정치는 더 사나워졌다"고 윤석열 정부의 1년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는 시간이 없다. 국정운영 기조와 지금의 여야관계를 바꾸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갈 것이라는 '절박감'에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총체적인 위기에 해법을 제시해야 할 윤석열 정부가 검찰 등 권력기관에 기댄 국정을 운영하고 재정적인 면에서는 돈을 풀어야 할 때 곳간을 가뒀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여야 정치권은 서로 싸우고만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김동연 지사는 자신의 생각을 직접 호소문 형태로 적어 "민생, 경제를 챙겨야 한다"고 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기도는 대한민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대한민국 위기는 곧 경기도 위기'나 다름없다"며 이 상황을 도지사로서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김동연 민생복원 정치복원 호소 기자회견_29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민생복원', '정치복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3.9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김동연 지사는 "도대체 언제까지 검찰수사가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야 하나. '관(官)치경제'를 넘어 '권(權)치경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통령이 지시하고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이 나서는 권위주의적 관리 감독이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검(檢)주국가, 권(權)치경제를 탈피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민간주도 경제'를 외치는 윤석열 정부가 시장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 간섭하고 오히려 정부가 개입해야 할 사회안전망과 복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한국 경제가 '윤석열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꼬집은 데 이어, 이날 "재정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건전재정이 중요할 때가 있고 적극재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지금은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더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로 당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지금 우리 현실은 짧게 보는 정치가 길게 봐야 할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 관련기사 3면(경기도지사 "국민 고통 생각하면 정쟁으로 허비할 시간 없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