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먹거리인 라면값이 인하될 예정이다. 지난 27일 농심은 오는 7월 1일부터 소비자가격이 한 봉지에 1천 원인 '신라면'은 50원, 1천500원인 '새우깡'은 100원씩 내린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삼양식품도 다음 달부터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열무비빔면' 등의 출고가를 4∼15% 인하한다고 밝혔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은 주재료인 밀가루와 팜유 등의 국제시세가 뛰자 2021년 8∼9월, 지난해 9∼10월 두 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덕분에 농심의 올 1분기 국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1.3% 증가했고, 오뚜기도 영업이익이 10% 이상 늘었다.
라면 발(發) 가격 인하가 빵과 과자는 물론 음료, 치킨, 식자재, 외식 등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개연성이 커졌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올랐으나 특히 먹거리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1분기 라면을 포함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10%에 육박했고 외식물가는 7.5%나 치솟았다. 그동안 가격 인상 명분으로 작용했던 밀 등 원재료 가격이 최근 들어 급락하면서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한다는 정부와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번 가격 조정은 정부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압박에 '백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라면값 문제와 관련해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공급가격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신호를 보냈다. CJ제일제당 등 국내 제분업체들이 다음 달부터 밀가루 공급가격을 5% 가량 낮추기로 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반전해 이달 말에는 t당 243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42%나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3% 초반으로 에너지 가격 하락 덕을 봤지만, 이 효과가 끝나면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반전할 수도 있어 물가 당국은 노심초사이다.
6월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4개월 연속 오름세일 뿐만 아니라 이 지수가 100을 웃돈 것은 지난해 5월(102.9)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으로 판단한다. 이번 라면값 인하는 2010년의 라면값 인하와 판박이로 전문가들은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폄훼하지만 소비심리 개선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설] 효과 미미해도 소비심리 개선할 라면값 인하
입력 2023-06-28 19:31
지면 아이콘
지면
ⓘ
2023-06-29 19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