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천지역 물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인천항 내항 인근 구도심에 집중돼 있던 보세창고가 신항으로 옮겨가면서 쿠팡 등 대형 물류창고가 보세창고가 떠난 자리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증가하고 있는 인천항 인근 대형물류창고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22년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인천지역 보세창고 14개가 폐업했다. 2022년 폐업한 보세창고 대부분은 내항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74년 운영을 시작한 내항은 인천항의 중심 항만 역할을 해왔으나 2005년 남항, 2015년 신항이 각각 개장하면서 물류 거점으로서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인천항 보세창고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200여 개가 성업했지만 갈수록 줄어들어 현재 139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인천항 신항에 항만 배후단지가 추가로 공급되면 보세창고 이동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보세창고가 떠난 자리에는 대형물류창고가 자리 잡았다. 과거 수출입 위주였던 인천의 물류 지형이 내수 물류 중심으로 바뀌면서 대형물류창고가 인천항 내항 인근을 중심으로 건립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에 있는 연면적 1만㎡ 이상 물류창고는 42개로 이 중 40%에 해당하는 17개가 지난해와 올해 생겨났다. 대형물류창고 대부분은 보세창고가 떠난 자리에 들어섰다. 서울과 비교해 싼 땅값과 경인고속도로, 수도권순환고속도로 등 교통 편의성도 좋아 관련업계에서 물류창고 입지로 최상의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문제는 이처럼 인천항 내항이 위치한 인천 구도심 일대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물류창고가 인천시 등이 구상하고 있는 각종 개발 청사진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현재 인천항 내항 1·8부두에 대한 재개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천시는 내항 전체를 역사·문화가 어우러지는 해양관광과 레저문화 중심의 '하버시티'로 조성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대로 대형창고 건립을 방치한다면 인천시가 구상하고 있는 하버시티는 대형물류창고와 여기를 오가는 화물차 등이 점령한 곳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 경기도 내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이런 대형물류창고 건립을 조례로 제한하고 있다. 인천 물류 지형 변화에 따른 인천시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때다.
[사설] 인천 물류지형 변화로 대형창고 난립, 대책 세워야
입력 2023-07-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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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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