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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하남시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대를 둘러보고 있다. /하남시 제공

하남시가 폭 넓은 취업기회 제공을 위해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 가운데 채용직종 대부분이 단순노무 종사직으로 확인돼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하남종합운동장에서 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2023 하남시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박람회에는 직접채용기업 21곳과 간접채용기업 26곳 등 총 47개 기업이 참여했다.

채용 인원만 총 182명에 달했고, 현장에는 700여 명의 구직자가 다녀갔다. 이 중 103명이 1차 합격을, 139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여기에는 중복 채용자가 포함됐다.

시는 "최종 합격자는 기업들의 채용절차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박람회에선 최종 합격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채용 대기 인원들이 평소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에 채용돼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면서 "성공적인 일자리가 매칭됐다"고 발표했다.

채용직종 대부분 단순노무직 확인
상당수 구직자 '실망'… 발길 돌려


하지만 상당수의 구직자가 박람회장을 찾았다가 채용 직종에 실망, 발길을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77개의 채용 직종 가운데 자격증 등이 필요한 전문직종(16개)을 제외한 나머지 61개 직종은 홀서빙, 텔레마케터, 미화, 주차, 의류판매 등 단순노무직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직종 가운데 채용 인원이 많은 직종은 호텔 및 콘도숙박시설 청소원(20명), 물류창고 하역·적재종사원(10명), 홀 서빙(7명) 등으로 확인됐다. 전문직에서도 버스운전원(20명), 조리실무사(20명), 수배송 업무(10명) 등의 직종 순으로 채용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구직자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지자체가 연 박람회의 수준이 단순 검색만으로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단순 노무직으로 구성돼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실망을 많이 해 다시는 하남시 일자리 박람회를 찾지 않을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 "이번 일자리박람회는 구직자들에게 폭넓은 취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하남시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관련 앞으로 시는 구직자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일자리 시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