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까지 충전한도·할인율 상향
시·군 재원 어려움… 당겨쓰는 셈
협의 안돼 '권고'… 조례개정 촉박

 

민생회복 렛츠고 브리핑 (9)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16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민생회복 렛츠고(Let's Go)!'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2024.5.1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가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회복 대책의 일환으로 지역화폐 확대책을 발표했는데, 지역화폐 재원 조달 방식이 '조삼모사'식인데다 할인율 인상 폭도 체감 수준이 미미해 체감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지 미지수라는 지적을 받는다.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16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반도체 수출 증가 등으로 경기회복을 기대하지만, 실제 서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안좋다"며 "'민생회복 렛츠고(Let's Go)!' 프로젝트로 추석 연휴까지 경기 활력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지사는 '통큰 세일'과 '통큰 지역화폐' 두 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중 '통큰 지역화폐'의 경우 정책 효율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

통큰 지역화폐는 8월 말까지 지역화폐의 충전한도(100만원→200만원) 및 보유한도(150만원→300만원)를 확대하고 할인율(6%→7%)을 높여 도민 혜택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도내 시군 지역화폐 할인율은 최저 6%에서 최대 10%까지 차이가 나는 상황인데, 최저 기준에서 1%를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내 31개 시·군중 9개 시·군이 10%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상황에서 최저 기준에 대한 할인율 1% 인상으로 소비진작과 경기회복을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일선 지자체들이 지역화폐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 하반기 관련 예산을 추석전까지 사실상 당겨쓰자는 셈이어서 '조삼모사'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그동안의 집행잔액을 봤을 때, 매년 10%가 넘는 예산이 불용됐기 때문에 이번엔 하반기에 편성된 도비를 먼저 사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선 시군들의 반응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북부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서 달마다 발행규모를 정해놓고 선착순 운영하고 있는데, 매달 2일·3일만 되면 모두 소진되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왜 지역화폐를 하지 않냐'는 민원이 수십통씩 들어온다. 다음달부터 경기도 계획대로 7%로 할인율을 맞추게 되면 소진만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시군과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일종의 '권고'한 상황이어서, 시군이 이를 전면수용하지 않을 경우 경기도가 설익은 정책을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를 실현하려면 도내 16개 시군은 충전한도를 확대하기 위해 조례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도는 통큰 지역화폐를 오는 8월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는데, 기간 내에 조례 개정안 통과와 공포까지 마칠 수 있을지도 정확지 않다. 이 때문에 경기도가 설익은 정책을 내놓고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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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