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중학생 퇴원·혈액 정상
섭취 10여명도 이상증세 없어
“씁쓸한 세상”… 누리꾼 웅성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절대 먹지 말라고 아이에게 단단히 일러야겠어요.”
인천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한 여성이 나눠 준 초콜릿을 중학생이 먹고 병원 치료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낯선 사람이 건네는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인천연수경찰서는 교회를 홍보하는 여성이 나눠 준 초콜릿을 먹고 병원에 입원했던 A(14)군의 혈액 검사 결과, 특이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1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8시30분께 연수구 옥련동 한 학교 정문 앞에서 B(40)씨가 준 초콜릿을 먹고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5월1일자 6면보도)
다행히 A군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으며 당시 초콜릿을 먹은 다른 학생 10여명은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이런 사건이 반복되니 누군가 선의를 베풀어도 의심부터 하게 된다’, ‘서로를 경계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니 씁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며칠 전 딸이 모르는 사람이 줬다며 초콜릿을 보여줬었다’며 ‘딸에게 낯선 사람이 준 음식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르니 먹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는 이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인천 남동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도 이번 사건처럼 선교 활동을 하던 여성이 나눠 준 초콜릿을 먹은 초등학생 7명이 메스꺼움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 일이 있었다. 다만 국과수 성분 검사 결과 이 초콜릿에선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2023년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마약 범죄 조직이 무료 시음회를 가장해 학생 13명에게 마약이 섞인 음료를 나눠준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 이후 학원가에는 ‘모르는 사람이 배포하는 간식·음료 절대 받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가지고 있던 초콜릿을 모두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감정을 의뢰했다”며 “모르는 사람이 주는 과자, 사탕 등 음식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