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선출 후 질의응답서 李 대북사업 비판

“정학·제적·수배·옥고 치르며 여기까지 와…

지금 민주주의 ‘탄핵남발·다수횡포’ 비정상”

“한동훈 등 경선 경쟁자들, 진실로 모실 것”

김문수 후보가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위해 프레스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5.3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문수 후보가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위해 프레스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5.3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 고용노동부 장관 등을 지낸 김문수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주자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김 후보를 최종 선출했다. 김 후보는 득표율 56.43%로 한동훈 후보(43.74%)를 눌렀다.

다음은 후보 선출 직후 프레스룸에서 있었던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이다. 대북관계 관련 질문을 받은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이화영 전 부지사가 연루된 대북사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 (프레스룸 도착하자마자 소감부터 발표)

“평생 민주화운동을 위해 나름대로 애써왔다. 고3 때 3선 개헌(1969년 민주공화당이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을 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추진한 개헌)에 반대해서 무기정학을 받고, 72년엔 유신 반대로 제적과 수배라는 고통을 받았다. 80년대 5공 시절 광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삼청교육 대상자가 돼 수배되는 등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옥고도 치러가며 여기까지 왔는데 나는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본다.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삼권분립 자체를 없애고 무차별·무조건 탄핵을 남발하는 다수의 횡포, 다수의 독재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많은 기업이, 또 많은 정치인이 특정한 좌표찍기로 탄핵을 당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많은 이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다. 경제성장도 마찬가지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하는데 기업은 31조를 들고 미국으로 가고 해외로 다 나간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결혼도 못 하고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아이 낳기 두려운 나라, 이런 걸 바로잡기 위해 국민 부름에 따라 나왔다. 내가 반드시 하고 싶은 건,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희망을 주고 가정에 희망 드리는 게 임무라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부족한 점이 많다. 여러 부족한 점을 고치겠다. 국민들이 바라는 위대한 대한민국과 행복한 국민, 반드시 이루도록 최선 다하겠다.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진정성을 갖고 하겠다.”

- 이준석 전 대표 징계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나

“나는 1994년 민주자유당 때 입당해서 30여년 간 당 생활을 해왔는데 우리 당은 용광로라 생각한다. 나 같은 운동권 출신도 있고 모든 분이 와서 서로 민주적으로, 때로는 갈등하면서 함께 해나가는 게 국민의힘이다. 이준석 후보 같은 경우 우리 당 대표까지 하다 나가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데, 크게 보면 용광로와 같이 이런 곡절을 다 끌어안아 우리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당이 되도록 나는 포용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펄펄 끓는 열정, 그리고 낮은 곳으로 가는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우리가 뭉쳐야 이기고 흩어지면 진다는 건 상식이다. 89.77% 득표율로 선출된 이 후보에 대해 우려하는 모든 분과 손잡고 힘을 합칠 것이다. 한덕수 총리도 좀 전에 내게 전화를 주셔서 여러 축하와 격려 말씀을 하셨다. 한 총리님과는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우리 당에 입당했으면 좋았겠지만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과 손을 잡겠다.”

- 국민의힘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가 불공정하단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단일화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생각해본 단일화 방식이 있나

“오늘 선출됐는데 나도 숨 좀 돌려야 한다. ‘대연대’, ‘대연합’ 이런 건 결국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 우리가 힘을 합치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대원칙 아래서 국민이 납득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가게 될 것이다.”

- 본선에서 이기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윤리위를 열어 조치할 생각이 있나. 자유통일당과도 단일화할 의향이 있는지

“윤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 아직 생각해본 적 없고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적도 없다. 자유통일당은 아직 만나본 적도 없고 대표가 누군지도 잘 모른다. ‘반 이재명 빅텐트’를 넓게 하겠단 생각은 하고 있다.”

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가 행사장 입장 도중 당 관계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5.3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가 행사장 입장 도중 당 관계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5.3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 한동훈 후보는 아까 승복을 하고, (김문수 후보가)홍준표 후보의 정계은퇴를 만류했었다. 두 사람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홍준표 후보는 통화가 지금 잘 안 된다.(좌중 웃음) 홍 후보는 아주 오래된 동지·동료이고 우리 우정은 늘 변함없다. 한동훈 후보만이 아니라 오늘 (경선 후보들을 단상에)다 모셔서 특별히 말씀을 드렸는데 한동훈 후보의 소중한 생각과 젊은 패기, 안철수 후보의 능력, 나경원과 양향자 후보 등 나와 경쟁했던 모든 분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실 생각이다.

내가 경쟁한 모든 분이 나보다 뛰어난 분이라 생각한다. 난 뛰어난 점이 없다. 다만 내 일념은 이 나라가 더 위대하게 되는 것, 우리 국민이 더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분들을 모시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통합하고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이번에 나와 경쟁한 분들을 진실로 모실 것이다.”

-한덕수 전 총리를 오늘이라도 만날 가능성이 있나

“아직 약속된 건 없다. 고용노동부 장관 그만두고 오늘 통화도 처음 했다. 앞으로 언제든 자주 만나게 되지 않겠느냐.”

- 이재명 후보가 대통이 되면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겠다 했는데, 대통령이 된다면 이 군사합의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대북관계는 경기도지사 할 때 많이 해봤는데 현금을 갖다 주고 한 건 없었다. 다른 회사를 통해 돈을 갖다 주라 한 적도 없다. 부지사가 대신 감옥에 간다든지 하는 게 우리 머리로는 상상을 못한다. 대북관계는 100% 도지사 책임이다. 부지사가 자기 마음대로 쌍방울의 돈을 몇십억 갖다 준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냐.

대북관계는 적어도 어떤 나라와의 관계보다 훨씬 규제가 많다. 지사는 모르고, 부지사가 지사의 지시 없이 어떻게 북한에 돈을 갖다 주고 대북사업을 하나. 부지사한테 시키고 나는 모르겠다 하는 거짓말이 대한민국에 어떻게 통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나도 내 책임 아래 북한 돼지농장이나 모내기 기계, 개성 양묘장과 문화재 보존, 금강산 연탄, 말라리아·결핵 지원 등 대북사업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대북사업은 인도적이어야 한다.”

- (교도통신)윤석열 전 대통령 때 일본과의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 있나

“일본과 우리는 이웃이고 가까운 나라다. 다만 과거 역사가 문제다. 과거사에 대해 좀 더 대화를 해서 이런 부분을 치유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독도 문제가 또 있는데,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이건 아무리 외교를 해도 양보할 수 없다. 과거사나 독도 문제 빼면 우리가 다툴 일이 있나. 과거사를 갖고 아픈 걸 자꾸 건드리면 우리 국민들이 아프다. 이런 부분은 양보 없지만, 나머지는 싸울 일이 없다.”

▲관련기사=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문수는 누구?… 학구열, 학생시위 키워드

/정의종·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