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가 선임 24일 만에 물러난 박정태(56) 전 퓨처스(2군) 감독을 퓨처스팀 고문으로 위촉해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2군 감독 선임 당시에도 논란이 많아 자진 사퇴하고 구단 차원에서 공식 사과문까지 냈던 바 있다.

SSG에 따르면, 지난 3월 박정태 고문과 ‘외부 위촉 계약’을 했다. 임직원이 아니며 주요 보직을 맡지 않았지만, 팬들의 반응은 SSG가 지난해 12월 31일 퓨처스 감독에 선임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당시 팬들의 원성에 올해 1월 24일 박 고문은 “선임 이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된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다”고 밝히며 사퇴했다. 그러나 사퇴 이후 박정태는 여전히 SSG 2군 훈련장인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자문 활동을 이어왔고, 이번 고문 위촉으로 결과적으로 복귀 수순을 밟은 셈이 됐다.

SSG 관계자는 “박정태 고문은 육성과 선수단 교육에 관한 역량을 갖췄다”며 자문 결정 배경을 설명했지만, 팬들은 “논란의 인물 재기용은 구단 신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박 고문은 현역 시절 근성 있는 플레이와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부산 야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4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뒤로는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의 2군 타격코치와 2군 감독, 1군 타격 코치를 역임했고, 2014년 이후로는 리틀야구단과 다문화 어린이 야구단 등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음주운전과 시내버스 기사 운전 방해 및 운전자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법원은 그해 5월 박정태 고문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 사건과 함께 3차례나 음주운전 전력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