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연수구갑 당협위원장 낙하산 인사 논란
당원들, “지역구 망친 인물 일방적 복귀 반대”
서구에 이어 연수구 내분으로 국힘 동력 약화 우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지만, 국민의힘 인천시당이 내분으로 주춤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직전 당협위원장이 사퇴해 당원 반발을 산 서구갑 지역에 이어, 이번엔 연수구갑 지역이 ‘낙하산 당협위원장’ 문제로 시끄럽다.
연수구갑 당원과 주민들로 구성된 ‘정치개혁을 꿈꾸는 인천인 모임’(정인모)은 15일 인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 앞에서 “중앙당의 낙하산 임명을 통한 정승연 당협위원장의 일방적인 복귀를 반대한다”며 항의 집회를 열었다. 현재 정 위원장은 인천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당협선대위원장으로도 이름을 올려 활동 중이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지난해 4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된 배준영(중구강화군옹진군)·윤상현(동구미추홀구을) 의원에게는 당연직으로 당협위원장을 맡겼고, 연수구갑을 제외한 11개 지역구는 낙선한 후보들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정 위원장이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정무2비서관으로 임명되면서, 연수구갑 당협위원장만 공석으로 남았다.
그런데 중앙당이 1년여간 비어 있던 연수구갑 당협위원장 자리에 최근 정 위원장을 임명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정 위원장은 지난 5일 연수구갑 조직위원장으로 지역에 복귀했고, 지난 9일 지역구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연수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됐다. 16일 인천시당 운영위원회가 의결하면 정 위원장이 연수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이를 두고 정인모는 같은 지역구에서 3번(제20·21·22대 총선)이나 낙선한 인물이 다시 중앙당의 결정만으로 복귀하는 것은 지역 주민과 당원들의 여론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더구나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원회도 정 위원장이 본인에게 유리한 인사들로 구성했으며, 이에 대해 중앙당에 탄원서를 제출했음에도 지역 여론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인모 김선옥 대표는 “(정 위원장은) 같은 지역구에서 3번 연속 낙선한 12년 동안 당원협의회 조직 운영과 관리에 실패해 지역구를 망쳤다”며 “지역 주민과 당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인물의 무책임한 복귀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당은 해당 인사의 당협위원장 선임을 즉각 취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다시 선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전화 연락과 문자 메시지 등에도 답을 하지 않으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보다 앞서 서구갑 지역은 박상수 전 당협위원장이 지난 5일 사퇴해 여전히 어수선하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데다 유세차와 피켓 등도 준비되지 않아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이른 아침 ‘출근길 인사’도 진행하지 못했다. 해당 지역구 이용창 인천시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중대한 시기인 만큼 단결해야 하는데, 연수구갑 지역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당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결집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