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양평군청 등 관계기관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1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오전 9시부터 이 사건 수사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양평군청, 용역업체인 경동엔지니어링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들 기관과 업체에 수사관을 보내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공사 및 노선 변경 과정과 관련, 수사에 필요한 자료 일체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 경찰은 이번에 확보한 압수물을 바탕으로, 특혜 의혹이 있는지에 관해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그리고 또 다른 시민단체 등은 각각 2023년 7월 직권남용 혐의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고발 사건은 총 5건으로 집계됐다.
고발인들은 원 전 장관이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돼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종점 노선을 윤석열 전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으로 변경하도록 직무권한을 남용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당초 공수처에 접수됐던 고발장은 검찰을 거쳐 지난해 7월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됐다.
경찰은 지난 10개월간 고발인과 참고인 조사부터 서울~양평 고속도로 공사 전반에 대한 자료 분석까지 기초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15일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전격적으로 집행하면서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피고발인인 원 전 장관은 아직 소환한 바 없다.
경찰 관계자는 “국토부와 양평군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하남시와 양평군을 잇는 서울~양평고속도로는 국토부가 2017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대안인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논란이 일자 원 전 장관은 같은 해 7월 돌연 사업 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그를 상대로 한 고발이 잇달았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이후 현재까지도 중단된 상태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