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꼭 유치해야 하는 것일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하는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뽑는 월드컵축구대회는 지구촌의 스포츠팬들을 열광케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유치한 국가가 개회식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자국의 문화 등 국력을 자랑한다.
특히 올림픽은 한 나라의 한 도시에 국한되지만, 월드컵은 나라 전역을 돌면서 경기를 치르게 돼 도시를 알리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서울을 비롯 수원시, 인천시, 부산시, 제주도 등 전국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러 도시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그렇다면 국제 대회를 유치해야만 할까.
일부는 나라의 관광 상품 개발과 경제적 도움 등 국격이나 위상을 세울 수 있고, 세계 여러 나라에 자국을 알린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시설 인프라 및 운영비 등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고 대회를 치르고 난 뒤 사후 활용에 대한 운영비 부담도 크다는 단점도 있다.

어찌됐든 우리나라는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치른 나라가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군 축구의 경우 그라운드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프로축구 K리그가 더욱 활발하게 발전하는 상황도 맞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른 뒤 해당 지자체들이 운영비 및 경기장 활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화제를 돌려 제71회 경기도체육대회(도민체전)를 유치한 가평군 얘기를 해보자. 이번 도민체전은 31개 시·군에서 1만1천583명의 선수단이 1·2부로 나뉘어 육상, 축구, 테니스, 야구 등 27개 종목(정식 25개, 시범 2개(산악·댄스스포츠))에서 자웅을 겨룬다.
도민체전은 그동안 대도시 위주로 개최되면서 소규모 도시나 농촌 도시에선 스포츠와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초창기 도민체전은 수원시를 비롯 안양시, 성남시 등 주로 대도시 위주로 대회를 치렀다.
그러다 2000년부터는 처음으로 도민체전을 개최하는 도시가 늘었다.
지난 2001년 부천시가 처음으로 개최한 도민체전은 2002년에는 의정부시와 양주시가 공동 개최했다. 이어 2009년에는 이천시가, 2012년에는 평택시, 2013년에는 연천군, 2014~2015년(2회)에는 안성시, 2016년 포천시, 2017년 화성시, 2018년 양평군, 2019년 안산시, 2020년 고양시, 2021년 파주시, 2022년 용인시 그리고 올해 가평군이 첫 개최지로 뽑혀 대회를 치렀다.
그러나 도민체전 개최지 선정을 놓고 말들이 많다. 소규모 도시에서 치러지다보니 경기장 확보가 쉽지 않았고, 일부 종목은 사전경기로 치러질 수밖에 없어서다.
가평군도 경기장이 모자라 사전경기로 11개 종목이 치러졌다. 일부 종목은 전국소년체육대회 사전경기로 치러진 탓에 정작 육상 경기는 본 경기가 아닌 사전 경기로 진행돼 아쉬움도 남았다.

하지만 도민체전은 개최도시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한 나라가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해 자국의 국력을 대내외에 펼치는 만큼 도민체전도 그 지역에 낙후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도민체전을 유치하면 그 지역의 스포츠 인프라 시설은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도민체전을 통해 지역민들이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가 하면 향후 생활체육 및 엘리트 선수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한 지역에 대회 때마다 1만명 이상의 도민들이 참여함에 따라 지역 상권 활성화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도내 31개 시·군에선 아직도 도민체전 등 경기도종합스포츠대회를 한번도 개최하지 못한 곳이 많다.
다행히 최근 오산시가 2027년 경기도체육대회 및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와 2028년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및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를 차례대로 개최권을 확보하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경기도도 지역 활성화와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위해 경기도종합스포츠대회에 많은 도시가 개최권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