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활용해 청년층 공략 위한 행보 나서

대학교 찾아 ‘학식’ 함께 먹으며 직접 소통

“무거운 사안 가볍게 접근” 역효과 우려도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6일 충청남도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진행한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5.16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6일 충청남도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진행한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5.16 /연합뉴스

‘라이브잼 vs 문수형 vs 학식먹자 이준석’

대선 선거 운동이 공식화되며 각 후보들이 현장 유세뿐만 아니라 온라인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유행하는 밈을 활용해 각종 패러디 영상을 제작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유권자들에 다가가는 추세다. ‘스윙보터’로 거론되는 청년층 표심을 공략하는 취지인데, 실제 결과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쏠린다.

지난 16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를 찾아 학생들과 학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준석 후보의 ‘학식먹자’ 유세 운동은 이번이 9번째로, 지난달 29일부터 한국항공대·한국외대·충남대·성균관대·연세대·경북대·부산대·서울교대 등 전국 곳곳 대학에서 진행됐다. 이준석 후보측이 만든 플랫폼을 통해 이 후보를 초청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대학교를 찾은 것이다.

올해 만 40세인 이준석 후보는 타 후보들과의 차별점으로 ‘젊음’을 내세우고 있다. 유세에 있어서도 여러 신선한 시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부산으로 가는 길에 SNS를 통해 “사실 발상을 조금만 자유롭게 해보면 매일 고속버스 막차 타고 다니면서 선거 치를 수도 있다. 한 달 동안 제 주거지는 심야고속버스여도 좋다. 한 분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구석구석 다니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도 선거 막바지 48시간 동안 무박으로 자전거를 타고 화성시을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는 ‘48시간 연속유세’에 도전했고, 이는 당선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근함을 부각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김문수 후보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근함을 부각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김문수 후보 인스타그램 캡처

만 73세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고령 리스크’를 의식한 듯 ‘문수형’이라는 별명을 활용한 SNS 콘텐츠를 잇따라 업로드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턱걸이, 팔굽혀펴기, 벤치프레스 등 운동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4컷 사진’을 찍는 모습이나 각종 밈을 활용한 숏폼 영상으로 친근함을 부각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현장 유세 일정 사이 이동 시간을 활용해 SNS 라이브 방송을 켜 지지자들과 소통한다. 지난 15일에도 유세 버스 차량 안에서 대구·광주 출신 청년 2명과 대담해 이목을 끌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도 라이브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지자 결집에 나섰었다.

또 민주당측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등장하는 ‘국회 담장을 넘어라’ 게임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게임의 배경은 12·3 비상계엄 사태 날의 밤으로, 이재명 후보 캐릭터가 달려가는 가운데 버튼을 눌러 국회 담장을 하나씩 넘어가는 컨셉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제공하는 ‘국회 담장을 넘어라’ 게임./더불어민주당 ‘블퀘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제공하는 ‘국회 담장을 넘어라’ 게임./더불어민주당 ‘블퀘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이렇듯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회 담장을 넘어라’ 게임에 대해선 재밌고 친근하다는 반응과 함께 ‘무거운 사안을 가볍게 바라보는 것 같다’, ‘국가의 비극으로 보는 게 아니라 본인들에게 호재·기회로 바라보니까 할 수 있는 짓’ 등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박창환 장안대학교 특임교수는 “시대가 변화했기 때문에 소위 SNS 등 뉴미디어를 활용하면 지지층 결집과 확장성 측면에서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과도하게 정치를 희화화하면 오히려 비호감도를 높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역효과가 있다 싶으면 빠른 판단 하에 수습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