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시의 5년 무상임대 문의 ‘가능’ 회신
이후 관련 용역착수·도비확보 절차 진행불구
대한체육회 최근 사실상 ‘거부’로 선회 ‘물의’

대한체육회 소유의 하남시 신장동 체육용지(옛 신장테니스장)가 수년 동안 방치되면서 매각 목소리(5월19일자 8면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하남시에 무상 임대가 가능하다고 회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하남시는 관련 용역 등에 착수했으나 최근 대한체육회가 입장을 바꾸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20일 하남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23년 9월 대한체육회에 신장동 체육용지를 활용할 방안으로 5년 동안 무상임대가 가능한지 문의했고 대한체육회는 검토결과,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다만 대한체육회는 요청사항에 ‘리모델링 및 관리운영에 필요한 예산확보 시 회신을 요망한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시와 대한체육회는 또 2024년 들어 신장동 체육용지의 무상 임대와 관련해 실무협의를 진행한 것은 물론, 그해 6~7월 무렵 실무자 간 이메일 등을 통해 협약서 초안까지 사전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무상임대 논의가 진척을 보이자 시는 2023년 12월 경기도의 특별조정교부금 3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도비 3억9천900만원 등 신장동 체육용지에 테니스장 리모델링을 위한 예산 6억9천900만원을 확보했다. 게다가 올 1월 테니스장 리모델링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실시설계까지 진행한 상태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최근 들어 무상임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오는 8월 테니스장 재개장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이게 됐을뿐만 나이라 어렵게 확보한 특조금·도비 등 10억여 원의 예산마저 도에 반환해야 하는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대한체육회의 입장 전환에 대해 지역 체육계 일부에서는 대한체육회가 신장동 체육용지를 무상이 아닌 유상으로 임대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물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난을 하고 있다.
한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도심 속 체육용지를 흉물로 방치하는 대한체육회를 이해할 수 없다”며 “활용계획이 없다면 하남시에 매각하던가, 아니면 당초 약속한 대로 무상으로 임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대한체육회에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신장동 체육용지(신장동 518, 5천375.3㎡)는 1995년 1월 대한체육회가 취득한 후 1998년부터 시가 무상임대를 받아 7면의 테니스장으로 운영되다 2019년 9월부터 폐쇄된 상태에서 방치되고 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