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액 52억불, 역대 동월 최고
美·中 크게 줄었지만 판로 다변화
반도체 3배 이상·중고차 85% 늘어
중국과 미국에 쏠려 있던 인천지역 수출 구조가 여러 국가로 다변화하고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인천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인천지역 수출액은 52억800만달러(약 7조2천318억원)로 역대 4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 1·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크게 줄었지만, 베트남·대만·독일·인도·키르기스스탄 등 다양한 국가로의 수출액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는 국가별로 특화된 제품의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지역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 베트남으로의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베트남으로의 반도체 수출액은 4억3천200만달러(약 5천990억원)에 달했다.
세계 IT 제조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가운데 베트남이 글로벌 IT 제조 업체가 몰려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 반도체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주요 반도체 기업인 한미반도체나 스태츠칩팩코리아의 베트남 수출액이 지난해부터 증가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올해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 중인 중고차 수출도 인천지역 수출 다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액은 3억3천600만달러(약 4천656억원)로, 작년 4월과 비교해 85.5%나 늘었다.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이 급증한 데다, 요르단·튀르키예 등 기존 중고차 수출국도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으로의 의약품 수출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 의약품 제조 허브인 헝가리로의 수출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독일이나 스위스, 튀르키예,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수출국이 다양해 지고 있다.
인천지역 주요 바이오 업체인 셀트리온은 유럽 주요 시장에서 현지 바이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간접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판매를 확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 매출이 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인천지역 기업들의 수출국이 다변화하면서 전체 수출액 중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 환경을 조성하는 등 관련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