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 속 비트코인 11만 달러 돌파

“이제 관망하지 않는다” 청년층 스터디 모임

대선 국면 맞물려 가상화폐 투자심리 자극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  /경인일보 DB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 /경인일보 DB

코스피 2천600선이 무너진 지난 22일 증시 불안 속에서 비트코인은 11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한동안 반짝했다가 식은 듯했던 ‘코인 열풍’은 여전히 경기 지역의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22일 오후 8시 용인시 수지구의 한 카페에 개발자, 일반 사무직, 대학생 등 각기 다른 일을 하는 남녀 5명이 모였다. 3개월 전 지역 커뮤니티 앱으로 만난 이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일과 후 모여 ‘코인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각자 블록체인과 관련된 서적을 읽고 가상화폐 최근 동향과 투자 정보 등을 공유하는 이들은 이것이 일종의 ‘자기계발’ 이라고 설명했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이모(27)씨는 “과거엔 소문으로만 들었던 가상화폐 투자 성공사례가 최근엔 실제로 주변에서 조금씩 나타나면서 관심이 생겼다”며 “단순히 관망만 하지 말고 여윳돈을 가지고 투자하기 전 제대로 배워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그간 북한 등 해킹그룹의 대규모 거래소 탈취, 가격 변동성 및 폭락 가능성 등으로 인해 ‘위험 자산’으로 인식되며 인기가 사그라졌다. 지난달 9일엔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7만4천 달러까지 폭락하며 신드롬의 종말이 언급되기도 했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11만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전광판 비트코인 시세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11만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전광판 비트코인 시세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한 달 만인 지난 22일 비트코인은 전달 대비 50%가량 상승한 11만 달러(한화 1억5천여만원)를 돌파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지난달의 상승세에 올라타 같은 날 2천6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연일 코스피 2천500선 안팎를 횡보하며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을 듣는 국내 주식과 대조되는 가상화폐 시장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매력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대선 국면과 맞물린 정치권은 이러한 흐름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가상화폐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해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자는 발언을 하며 청년층의 높은 관심에 호응했다.

한편 금융업계는 이러한 정책들이 대선용 반짝 공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실질적인 규제 완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도 규제를 집행하는 실무진은 그대로”라며 “가상화폐 투자의 선제조건은 안전망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선 이러한 부분부터 정비돼야 할 것”이라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