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선거를 1주일여 앞두고 민심의 흐름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로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두 자릿수 지지율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강원 민심도 이러한 전국 판세와 맞물려 급류 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전투표를 나흘 앞둔 25일 현재, 강원 유권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을 벌이는 가운데, 춘천·원주·영동권 등 전략 지역의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각 당 선거대책위는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들이 최종 선택을 유보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때 보수의 안정적 지지기반으로 불렸던 강원은 2017년 대선을 기점으로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표심 변화가 본격화됐다. 특히 춘천과 원주는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을 잇달아 배출하며 민주당의 전략 거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두 도시는 어느 정당도 안심할 수 없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각 당 선대위가 춘천과 원주를 ‘핵심 지역’으로 분류하고 집중 공략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엇갈린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4일 춘천 명동에서 만난 직장인 김영호(46·춘천 석사동)씨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여야 싸움이 아니라, 누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내란 세력에게 표를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영업자 정경희(58·원주 태장동)씨는 “이재명 후보는 도덕성 논란이 너무 많고, 사법 리스크도 걱정된다”며 “김문수 후보는 말조심도 하고 이미지도 깔끔해서 상대적으로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각 당의 치열한 유세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 사이에선 “마땅히 찍을 후보가 없다”는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다. 정치 피로감이 짙게 배어 있다.

춘천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윤모(61)씨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부터 탄핵, 대선까지 반년 가까이 나라가 시끄럽다”며 “누가 되든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33·강릉시 금학동) 공무원은 “이재명은 공약이 너무 많아 현실성이 의심되고, 김문수는 시대 감각이 떨어져 보인다”며 “어느 쪽도 선뜻 신뢰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무관심보다는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냉소라는 해석도 있다. 영월에 거주하는 농민 김상길(68)씨는 “고물가에 인건비, 전기요금까지 다 올랐는데, 누가 대통령이 되든 체감되는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며 “공약은 그럴듯하지만 항상 실망만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 민심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재명 후보가 다소 주춤하는 사이 김문수 후보가 상승세를 타며 격차를 좁히고 있고, 이준석 후보의 완주 의사 고수로 인해 ‘단일화’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원주와 춘천 등 도시 지역의 중도·청년층과 영동권의 보수 표심 결집이 막판 판세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주목된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강원일보=김현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