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신 아파트촌 전락” 지적
NSIC에 “경관 고도화” 요구는
특정 주민단체 의견 일치 ‘의혹’
“다수 주민 옛 조감도 실현 기대”

인천시의회가 최근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개발 방향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제업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이 일대가 ‘아파트촌’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막상 대책으로는 ‘경관 개선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지적 내용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 20일 ‘송도국제업무지구 활성화 등 관련 소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고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초기 구상과 다르다”며 “실질적 기업 유치 등 정상화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주거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소위원회는 NSIC 주주가 당초 전략적 투자자인 ‘게일’사와 건설투자자 ‘포스코건설’로 구성됐다가, 게일 퇴출 후 재무적 투자자로 홍콩계 법인이 합류하면서 국제업무지구 난개발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게일이 떠난 이후 국제업무지구가 주거 위주 개발로 진행되고, 최근에도 NSIC가 기업 유치 노력 없이 마지막 남은 주거부지(G5)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원장인 이강구(국·연수구5) 인천시의원은 “게일과 포스코건설이 국제업무지구를 공동 개발할 땐 송도컨벤시아·무역타워·센트럴파크 건립, 포스코 계열사 입주 등이 활발했지만 지금은 인프라 조성이 중단되고, 아파트 위주 개발로 전락했다”며 “구체적 기업 유치 방안이 수반되지 않으면 G5블록 분양 승인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SIC에 “도시 가치 상승은 경관 고도화가 큰 역할을 한다”며 “포항 스페이스워크, 광양 파크1538 등 송도에도 이런 것 하나 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제업무지구 내 기업을 활발히 유치하고, 주거 위주 개발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소위원회 지적에는 NSIC와 인천경제청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다만 소위원회가 송도 경관고도화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G5 분양 중단’을 무기로 NSIC와 인천경제청을 압박해 경관 시설을 더 확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더구나 소위원회에서 나온 지적 내용은 대부분 송도 한 주민단체가 요구하는 내용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2021년 다수 선도기업이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오려고 했을 때는 그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아 무산시켰다가, 이제 와서 주거 위주 개발을 하는 등 송도국제도시를 망치고 있다. 특정 주민단체의 의견이 아닌, 옛 조감도가 실현되기를 기대하며 송도에 입주한 대부분 주민들의 생각”이라며 “기업 유치는 물론, 최소한 판상형 아파트촌은 되지 않도록 경관 고도화 등 방안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소위원회 지적 사항에 대해 NSIC 박철호 대표이사는 “국제업무지구 사업 자체가 주거 부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기반시설, 교육·문화시설에 재투자하는 구조”라며 “현재 NSIC가 부담한 금융비용도 G5블록을 통해 창출하게 돼 있는 만큼, 이 사업이 끝났다고 기업 유치나 업무용 부지를 나 몰라라 할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