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사전투표함’ 개봉후 뒤집혀

거주지 보다는 의미있는 지역 선택

李 “빠짐없이 참여해달라” 호소

金, 제도 폐지 입장서 전략 바꿔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우만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2025.5.2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우만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2025.5.28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가 29~30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된다. 대선 후보들은 본투표보다 하루라도 더 빨리 지지층을 투표소로 이끌기 위해 사전투표 첫날에 일제히 투표에 나선다.

각 후보들의 ‘투표 장소’도 눈길을 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신촌에서 청년들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인천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경기 동탄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전남 여수에서 각각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거주지보다는 의미 있는 상징 공간을 택해 투표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전투표는 선거인이 별도 신고 없이 읍·면·동 단위로 설치된 투표소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덕분에 유세 현장 근처에서도 손쉽게 투표할 수 있어, 후보들에겐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전투표는 단순한 편의 그 이상이어서 누구에게 더 유리할지 정치권의 오랜 화두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 26.69%를 기록했을 때, 민주당은 위성정당 포함 183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새벽에 사전투표함 개봉 이후 판세가 뒤집힌 경우도 수십 곳에 달했다.

가장 최근인 22대 총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은 31.28%로 역대 최고였다. 이때도 민주당이 사전투표에서 강세를 보이며, 52개 지역구의 당락이 뒤바뀌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통계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사전투표가 젊은층이 많이 참여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던 입장에서 전략을 바꿨다. 지지층에게 적극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 후보가 당선된 점을 근거로 “사전투표가 반드시 진보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도 “지지자들이 빠짐없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연일 호소하며, 사전투표율 끌어올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많은 논란 속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 영화 관람으로 논란에 불을 지피는 듯했지만 정치권은 지지층을 한표라도 더 끌어모으는 게 전략적으로 낫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각 후보들도 지지층을 얼마나 먼저 투표소로 이끄느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역대 선거에 비해 주중에 실시되긴 하지만 사전투표의 충성도가 당락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