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언덕 25평 아파트 주민들 탐방

“설난영 교양있고 수수, 점잖아” 칭찬

“金 맨발로 운동…꼭 장갑 벗고 인사,

차 타는거 못보고 걸어다니기만” 증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가 거주하는 서울 관악구 아파트 초입 전경. 2025.5.31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가 거주하는 서울 관악구 아파트 초입 전경. 2025.5.31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에 대한 봉천동 이웃 주민들의 평가는 후했다. 부부와 자주 소통해봤든 지나가다 마주쳐봤든 대체로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온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토요일인 31일 오후, 김 후보와 설 여사의 거주지로 익히 알려진 서울 관악구 은천2단지 아파트를 찾았다. 2호선 낙성대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인 이곳은 서울대 외곽 조용한 언덕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노크한 경비실 종사자들은 근무를 시작한 지 3~4개월밖에 안 돼 부부를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김문수 후보가 주말에 분리수거 하는 광경은 옆에서 몇 번 봤다고 했다.

아기자기한 구조로 조성된 단지 안에서 이웃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바라본 아파트 곳곳에는 김 후보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 후보 부부 바로 앞동에 거주하는 이모(여·81) 씨는 설난영 여사와 자주 대화를 나누는 사이라고 했다. 그는 “부인이 아주 수수하니 교양 있고 점잖다”며 “주민들한테도 잘하고 헛된 말을 안 한다”고 칭찬했다.

최근 설 여사 학력과 연관된 논란이 터진 것도 알고 있었다. 이 씨는 “그런 말 들으면 성질이 난다”며 “그 분은 자기 일 잘할 사람이다”라고 했다.

한 주민이 설 여사를 아파트 환경미화원으로 오해했다는 인터넷상 이슈를 넌지시 묻자 그는 “그런 건 아니다. 여기도 청소원들은 다 있다”며 “그냥 겸손하고 소탈하고 참 괜찮은 사람이다. 난 진짜로 김문수보다 나은 것 같아”라고 했다.

은천2단지 주민들이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의 평상시 모습을 증언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김 후보가 분리수거하러 나타나는 장소. 2025.5.31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은천2단지 주민들이 김문수 후보와 설난영 여사의 평상시 모습을 증언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김 후보가 분리수거하러 나타나는 장소. 2025.5.31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 후보 거주지 인근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던 이모(여·80) 씨와 윤모(여·80) 씨도 비슷한 평을 내렸다.

이 씨는 “이 아파트에서 대통령 아니라 대통령 후보만 나온 것도 영광이라고 내가 노인정에서 늘 얘기한다”고 했고, 윤 씨는 “사람이 정직하고 착하잖냐”고 말했다.

서초동에 살다가 이사 왔다는 이 씨는 “엄청 검소해 보인다. 차를 타는 것도, 차도 못 봤다. 걸어 다니는 것만 봤다”고도 했다. 이어 “요즘은 바빠졌는지 잘 못 보는데 그분(김 후보)은 운동을 많이 한다. 신발 벗고 맨발로 저 앞쪽으로 많이 다닌다”며 어린이놀이터 방향을 가리키기도 했다.

설 여사에 대해서는 “옛날 최규하 대통령 부인도 학교를 많이 못 다녔는데 내조 잘만 하셨다”며 “배우자가 대통령 하는 거 아니잖냐”고 되물었다.

은천 2단지에 30년째 산다는 이모(여·68) 씨는 아파트에서 부부를 자주 봤다고 했다. 야외 운동시설에서 만난 그는 “사모님은 말없이 얌전하시고, 김문수 후보는 여기 올 때마다 턱걸이를 한다”고 소개했다.

근처에 있던 한 남성 주민은 “최근에 권성동 씨 등이 찾아와서 한참 기다리다 갔다. 김문수 씨 집 쪽을 넋 놓고 바라만 보더라”고 당내 단일화 추진 당시 목격담을 귀띔했다.

단지 초입에 앉아 있던 이모(여·83) 씨는 김문수 후보의 평소 인품을 극찬했다. 이 씨는 “(김 후보는)운동을 하러 가는 중에도 꼭 다가와서 장갑을 벗고 손을 잡아주며 인사한다. 고개만 까딱하고 갈 수도 있지 않느냐. 심성이 착한 양반이라 생각했다”면서 김 후보가 인사하는 동작을 직접 흉내 냈다.

이 씨는 그러면서 “부인도 점잖고 인사를 잘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평소 전철을 타기 위해 오가는 거리. 2025.5.31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평소 전철을 타기 위해 오가는 거리. 2025.5.31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황모(여·81) 씨는 “대통령 후보 되기 전에도 내가 김문수 씨한테 ‘대통령 나서세요’라고 하면 말 없이 웃기만 했다”며 호감을 표했다.

늦은 오후 취재를 마치고 김문수 후보가 전철을 타기 위해 거닐었을 골목으로 가봤다. 아파트를 등지고 내리막길 따라 조금 걸으니 도로 양옆 점포에서 왁자지껄한 소리와 맛있는 냄새들이 펼쳐졌다.

인터뷰 도중 대뜸 “우리는 걱정 말라”던 한 노인의 말처럼, 이웃 주민들은 김 후보가 앞으로 몇 년은 이 거리를 걷지 않길 바라는 듯한 마음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