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명 수료생中 28명만 道에 남아

예비 귀어인 걱정 주거·자본 최다

화성시 백미리 마을 성공모델 눈길

“현장 적극적 수용력 필요” 목소리

귀어인을 양성하는 ‘경기도 귀어학교’가 3년째 운영 중이지만 주거문제와 초기 비용 등 넘어야 할 현실적인 벽(5월29일자 1면 보도)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경기도 귀어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어촌계 현장의 적극적인 수용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입장벽 높은 김 양식… 귀어인에겐 ‘그림의 떡’

진입장벽 높은 김 양식… 귀어인에겐 ‘그림의 떡’

.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김 양식을 하는 어가 수는 화성시 41개, 안산시 30개 등 총 71개로 약 3천100㏊에서 김을 재배하고 있다. 또 이곳에 설치된 김 양식장은 5만140책(김 양식장을 세는 단위, 2.2m×40m)으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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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화성시에 위치한 경기도 귀어학교. 다양한 직업을 거치고 인생 2막을 경기 바다에 내건 예비 귀어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단연코 ‘주거’와 ‘자본’이었다.

고양시에 사는 이원근(61)씨는 노후를 어촌에서 보내기 위해 요식업을 정리하고 귀어를 준비 중인데 도시와 달리 어촌의 높은 주거 문턱에 진입 장벽을 느끼고 있다.

마땅한 주택이나 부동산이 나오지 않아 고민하던 이씨는 화성시 서신면에 귀어인을 위한 임대 주택 ‘귀어인의 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입주 후 인근 어촌계에 가입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수원에 사는 강승석(60)씨는 어선업을 염두에 두고 귀어학교에 참여했지만 비용을 고려해 맨손어업(갯벌 등에서 바지락, 낙지 등 채취) 전환도 고민하고 있다. 당장 어선업을 하기엔 면허 취득도 어선 구입비 마련도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경기도 귀어학교는 기본 교육 8기수, 심화 교육 3기수를 통해 141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지만 어촌에 정착한 이들은 38명으로 전체의 30% 뿐이다.

이중 경기 바다가 아닌 충남, 전남 등 타 지역 어촌에 정착한 인원 10명을 제외하면 28명만이 경기 바다에 남았다.

28명의 귀어 형태를 살펴보면 초기 투자비용이 가장 적은 맨손어업이 17명으로 가장 많고 어선어업 6명, 양식어업 3명, 기타 2명 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귀어인의 정착을 돕기 위해 어촌계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사례가 눈에 띈다.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어촌마을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귀어인을 받아들이며 성공적인 정착지로 주목받고 있다. 120여 명의 어촌계원 중 40명이 귀어인으로 구성된 이곳은 지난 2004년부터 가입금, 거주기간 등 까다로운 어촌계의 가입 조건을 대폭 낮추고 귀어인들에게 50㏊ 상당의 면허지를 내어주며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김호연(61) 백미리 어촌계장은 “어업허가, 면허 등을 어촌계 지분으로 생각하는 기존 어촌계원들은 귀어인들에게 면허지를 뺏긴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끼리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귀어인이 홀로 어업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만 몇 사람이 모여 영어법인을 만들고 출자금을 지출하면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김양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