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인연고 대통령 이재명
3년전 尹에 패배 당내 입지 위기
계양을 당선·총선 압승으로 부활
조봉암 선생 이후 ‘거물급’ 최초
전문가 “지역 현안 끌어올려야”

인천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서 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인천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 중 대통령까지 오른 경우는 이 대통령이 처음인 만큼, 이번 대선을 계기로 인천이 ‘정치 중심지’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3년 전 대선에서 당시 정치 신인에 불과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하며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등 위기를 맞았다.
반전의 계기는 2022년 6월 보궐선거였다.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이 대통령은 직접 “이번에 지면 정치생명 끝”이라고 할 정도로 절박했는데,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무난히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그해 8월 당 대표 당선, 지난해 4월 총선 압승과 자신의 재선을 동시에 이뤄내며 완전히 부활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제21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이 대통령은 인천을 찾아 스스로 ‘인천시민’ ‘인천 정치인’으로 칭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계양구에선 “3년 전 대선에서 패배했을 때 다시 일어나도록 해 준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며 “총선 때 약속드린 것, 대통령이 되면 훨씬 더 잘 지킬 수 있다. 제가 인천 출신 최초의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데,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인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전국 평균(49.42%)보다 높은 51.67%의 지지를 보내며 이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이전까지 인천의 거물 정치인을 꼽으라면 이승만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조봉암 선생 정도다.
인천은 수도권임에도 서울·경기에 비해 인구수가 현저히 적어 정치적 영향력이 작았고, 그렇다고 호남(광주·전북·전남)이나 TK(대구·경북)처럼 확실한 지역성을 띤 것도 아니었다. 이로 인해 지역 기반 정치인의 성장도 어렵고, 총선 때마다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단행하는 일이 잦았다.
이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인천만의 정치를 그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처음으로 인천 기반 대통령이 나온 만큼, 지역 정치권이 최대한 인천 현안을 중앙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인천에서 대통령, 거물 정치인을 만들어내는 게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면 시민들부터도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인천 정치는 진보 성향을 띨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보다 중요한 건 인천 정치가 모처럼 맞은 기회를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