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결(百結) 선생은 거문고를 타는데는 높은 경지에 올랐으나, 누더기 옷을 다시 기워 입을 만큼 가난하고 청렴했다.

그는 섣달 그믐에 거문고를 뜯고 있었다. 제사상에 올릴 떡을 마련하지 못하고 한숨짓는 아내를 위해, 방아찧는 소리를 타령으로 길게 엮어 내렸다.

이웃집 아이들이 거문고 소리를 듣고 몰려와 춤을 추었고, 부인도 흥겨워 한데 어우러졌다. 가진 게 없어도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손숙(孫淑) 전 환경부 장관이 러시아 연극 공연 때 기업인들로부터 2만 달러를 받은 게 구설수가 되더니, 끝내 사표를 던지고 1개월만에 장관 자리를 물러났다.

그는 장관 자리를 물러나면서『여자이기 때문에 국정을 수행하는데 힘드는 점이 없지 않았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여성으로서 섬약함은 결코 흠이 아니며, 오히려 여성 본래의 아름다움일 수 있는 것이다.

시칠리아 섬 도시국가의 관료 다모클레스는『임금자리에 하루만 앉아 보라』는 왕의 권유를 받고 왕좌에 올랐다.

눈앞에 산해진미가 가득하고, 신하들이 예를 갖추는 게 황홀했다. 그는 문득 천장을 바라보았다. 머리카락 한 오리에 매달린 날카롭고 큰 칼이 떨어질 듯, 머리 위에서 근뎅거리고 있었다.

그는 살아 있는 기분이 아니었다. 그리스의 전설에 나오는 이야기로, 높은 자리가 결코 편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손 전 장관은 격려금 문제가 연일 보도되면서 신문 방송이 원망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그가 옹골차게 격려금을 뿌리치지 못했던 게 아쉽고, 무거운 책무 때문에 편하지 않았던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다.

좋은 경험으로 알고, 재야에서 연극 발전을 위해 더욱 헌신했으면 싶다. /Shins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