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들 중 상당수는 건설교통부가 내놓은 인천 서북부 매립지(김포 매립지) 개발 및 경제특구 지정 계획을 '장밋빛 청사진' 쯤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인천 개발의 '마지막 땅'인 서북부 매립지를 둘러싼 10여년 간 논란, 즉 농지보전, 개발 특혜, 개발 방향, 주변공해 발생 문제 등의 전개 과정에서 서북부 매립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 단지'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특구 지정을 앞둔 서북부 매립지는 홍콩·싱가포르·중국 상하이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국제금융 도시로 부상하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벌이던 개발논쟁이 아니라 이곳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를 겨냥, 첨단 화훼·스포츠·레저단지가 겸비한 명실 상부한 국제금융도시로 육성되는 것이다.

인천 도심에서 차를 타고 김포·강화 쪽으로 30여분 달리다 보면 인천의 끝자락, 잡초와 갈대 숲으로 우거진 서북부 매립지를 만난다. 행정 구역상은 인천시 서구 경서·원창·연희동에 걸쳐 있다. 내륙 쪽으로는 신흥 개발지 서구 가정·연희동과 접해 있고 해안쪽으론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부상하는 인천국제공항(영종도)이 지척에 있다. 인천 서북부 매립지 주변에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정유 공장, 화력 발전소, 분뇨 처리장 등 소위 기피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국제금융도시 조성을 둘러싼 적지(입지) 논란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서북부 매립지는 국제업무도시로 변신

이번 건교부가 확정, 발표한 서북부 개발계획에는 서북부 매립지 487만평을 비롯 인근 청라 매립지 30만평, 사유지 25만평 등 모두 542만평에 달한다. 한국토지공사가 사업 시행자로 나서 2004년 부터 농업기반공사(487만평), 인천시(30만평), 개인(25만평)을 대상으로 토지 매수에 들어가 오는 2009년까지 모두 2조5천227억원을 투입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서북부 매립지는 택지개발 지구로 지정된다. 무엇보다 서북부 개발 계획의 근간은 매립지 중심부에 조성될 국제업무단지(30여만평). 정부는 이 부지에 외자를 유치, 초고층 빌딩 3∼4개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9·11 테러로 사라진 미국 세계무역센터와 같은 초고층 건물군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국제업무시설은 외자 유치로 개발하되 국가가 20% 정도를 우선 매입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임대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업무시설에는 외국인 기업 종사자들을 위한 3층 이하 저층 외국인 주거 단지(10만평 )도 만들어진다. 서북부 매립지 동쪽에 조성되는 주거·업무·공공 시설용지 167만평 중 79만평은 주거용지, 9만평은 상업용지, 14만평은 공공시설용지로, 나머지는 공원·녹지용지로 쓰인다. 인구 밀도는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 신도시보다 낮은 ㏊당 133명 수준이며 악취영향을 받지 않도록 쓰레기 매립지로 부터 3㎞ 이상 거리를 확보할 방침이다.

◇자연과 레저 시설 최우선 배치

매립지 남·북·서쪽에 각각 배치된 스포츠·레저 용지(320만평)에는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운 점을 고려 외국인 관광 유치가 가능한 18홀짜리 골프장 3∼4곳(95만평)을 비롯, 테마파크(43만평), 승마장 등이 들어선다. 매립지 남쪽 22만평은 외국대학원 분교, 외국 의료시설 등을 유치하되 일단 서북부 매립지가 국제업무도시로 탈바꿈할 때까지 축구, 야구장 등 생활 스포츠 시설 용지로 활용된다. 매립지 남·북에 가로로 길게 늘어설 첨단화훼단지는 농업기반공사가 민자를 유치,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을 위한 테마관광지로 꾸미기로 했다.

신속한 교통 처리를 위해 신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인터체인지와 경인 운하 제방 도로, 신공항철도 역사를 신설할 방침이다. 더욱이 건교부는 서북부 매립지 개발과 경제특구 지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개발 및 실시 설계 승인권한을 경제 특구장으로 일원화 하고 도시 계획 시설결정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의제 처리 하고 대체 농지조성비 등 개별법에 의한 각종 부담금을 면제해 준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개발 계획으로 벌써부터 사유지를 중심으로 땅 값이 폭등할 움직을 보이자 인천시는 서북부 매립지와 함께 송도 신도시, 영종도 등 신규 개발지 3곳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북부 매립지 개발계획(안)이 오는 12월 최종 확정될 경우 택지 지구 지정 및 외자 유치에 착수 ▲2003년 개발계획 수립 ▲2004년 6월 인천시도시계획 변경 용지매수 ▲2005년 실시계획 수립 ▲2006년 3월 택지 및 국제업무용지 분양 ▲2007년 9월 주택분양 ▲2009년 주민및 기관 입주를 끝 마친다는 계획이다.

◆ 환경문제 어떻게 극복할것인가

정부가 인천 서북부 매립지를 국제 금융도시 기능을 하는 경제 특구로 지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가장 먼저 제기된 것이 환경 문제다. 서북부 매립지 인근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과 화력 발전소, 분뇨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