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아이디어를 상품화해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벤처형 영농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토종 농산물의 상품화를 통해 농업을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하는 변화의 한 흐름이다. 농산물이 제값을 못받는 현실을 딛고 부가가치를 높이기위한 노력이 이같은 농업벤처의 탄생배경이다.
현재 국내농업시장은 수입농산물의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농가수지 악화가 부채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원자재가격은 오르고 농산물가격은 하락해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결국 벼랑끝에 몰린 한국농업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과 체질개선을 거세게 요구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곧 농업벤처화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비즈니스 마인드없이 업계생존이 불가능하듯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것이 생존을 좌우하는 변수가 되는 절박한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화이후 허브 등 일부 작물의 대량 생산기술이 시도되고 있는 종자·종묘분야는 향후 환경친화형 양액재배 기술력부터 무병주·종균의 대량생산 등 고기능성작물 생산기술로까지 발전할 추세다.
◇경기도내 벤처농업 현주소
어려운 여건을 딛고 벤처농업의 새싹은 돋아나고 있다. 기발한 아이템과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업분야도 기업차원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변신이다. 아직은 상당수가 농지, 시설 등의 하드웨어 기반, 즉 장기간 축적된 노하우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접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토종농산물 가공기술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이천 마장농협이 지난 99년 7월 인삼농축액으로 쌀표면에 미세한 피막을 입혀 신선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약재효능을 갖게 한 인삼쌀은 대표적이다.
‘헬삼미(Health 蔘米)’라는 상표명 아래 현재 전국 1천500개의 가맹점을 전화와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해 연간 2억3천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시장 대중화를 이끌어낸 국순당 역시 성공적 사례로 기록된다. 50년간 축적한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해 주류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벤처농업의 무대는 단순히 제품에서만 끝나지는 않는다. 양주군 장흥면 삼상리에서 8천여평의 농장을 운영하는 박경남씨의 경우가 좋은 실례다. 박씨는 농원을 관광상품화하는 복합농업을 5~6년전부터 시작해 연간 1억원이상의 소득을 얻고 있다.
◇향후 과제
한국농업의 미래는 잠재적 경영자원과 벤처정신을 조화시키고 성공사례 확산을 통해 벤처환경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많은 농업아이템이 사업으로 연결되지 않고 사장되는 현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고부가가치 농업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경쟁력확보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농촌진흥청 기술지원국 서정요지도관은 “향후 국내 벤처농업의 발전형태는 농가단위가 기업경영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지원은 단기적으로 아이템농가의 자부담을 덜어주는 보전차원에서, 장기적으로는 운영자금 지원형태로 꾸준히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작물해충 제거 천적농법 뜬다 - 농업벤터 '네시드' 개발
안전농산물 생산차원에서 개발된 천적(Natural Enemy)농법은 벤처농업을 선도한다는 평을 들을만큼 최첨단 기술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적농법이란 해충과 '포식자-피식자' 관계의 곤충으로 부작용없이 밀식도를 억제하는 환경친화적인 해충방제수단이다.
수원시 팔달구 이의동 소재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입주업체인 (주)네시드는 저장곡식에 기생하는 해충을 화학물질이 아닌 천적곤충으로 방제할 수 있는 천적농법을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장곡식에 서식하는 나방류와 바구미류를 완벽하게 제거하면서도 곡물에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고도의 기술력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는 나방류의 천적 ‘브라콘’과 바구미류 제거용 ‘아니칼’을 특허출원한 상태. 나방류 천적은 양곡저장시설내에서 유충과 성충을 마취시켜 죽게 한다. 또 바구미류 천적은 더듬이로 유충이 들어있는 곡식을 찾아 이를 제거한 후 자동적으로 빠져나와 활용도면에서 뛰어나다. 도내 벤처기업인 이 회사의 천적벌레 상품화는 그래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벌레는 현재 '쌀바구미살이 금좀벌'과 '보리나방살이 고치벌' 등 2종으로 저장곡물식품 등에 해를 입히는 바구미류와 나방류를 퇴치하는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다.
[농업벤처 다시 '첫걸음'] 첨단기술 접목 새순 틔운다
입력 200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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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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