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사망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는 광화문 네거리를 뒤덮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도 혈서를 쓰고 항의방문단이 미국을 방문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옛날 같으면 이적행위로 영창감인데…. 세상 많이 변한 모양입니다.
철부지 시절 글쓴이도 왜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해야 하는지, 한민족끼리 오순도순 잘 살면 되지 왜 미군이 필요한 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백인이든, 흑인이든 코 큰 놈들이 왜 금수강산에서 설쳐대는지,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만약 해방 당시 미군이 남쪽에 진주하지 않고 러시아가 한반도를 통째로 점령하였다면 결국 남한조차도 공산화되어 한민족은 기아선상에 헤매게 되고 엑소더스 사태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미군이 존재함으로써 한반도의 전쟁이 억제되어 한민족도 경제발전에 전력 투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해방초기단계 황폐한 한반도에 미군이 떨어뜨린 달러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독재자들이 미국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었을 것이며 이로써 한국의 민주주의 신장에도 일정한 역할을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예측 불가능한 북한지도자들이 한반도에서 어떤 불장난을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또 중국은 어떻습니까? 중화사상에 심취한 중국이 주변 인접국인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병합한 마당에 한반도에 칼끝을 들이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러시아는 평생 숙원인 부동항을 획득하기 위하여 한반도를 치근거리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합니까.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어 한민족 뜻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반도에는 변변한 천연자원조차 없습니다. 막말로 미국이 강탈해갈 부존자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지만 검은 석유 한 방울조차 나지 않는 땅에 미군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 왜 미군을 주둔시키겠습니까.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은 눈앞의 북한보다 장래의 중국을 견제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시아대륙이 오성기로 뒤덮이는 비극적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한반도에 성조기를 펄럭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국은 세계 경찰국가이며 부활한 로마제국으로 일컬어 집니다. 미국이 정의이며 지고선이고 하늘인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실은 그렇게 연결돼 전개됩니다. 미국이 재채기하면 한반도는 감기에 걸립니다. 미국에 쏟아 붓는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인 자동차, 텔레비전, 컴퓨터, 선박 등 중후한 중공업제품들 덕에 우리의 경제성장이 이루어 집니다.그것이 현실입니다.
글쓴이는 그렇다고 사대주의자이거나 친미주의자가 아닙니다. 미국에 큰소리치고 살고 싶은 이상주의자이며 한민족 지상주의자입니다. 따라서 한미행정협정도 고칠 점이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그러나 세계관례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파견군이나 주둔군의 공무중 사고에 대하여 전부 본국에서 형사재판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동티모르에 파견된 한국군에 대한 형사재판권에 대하여 우리가 재판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파견한 한국군에 대한 형사재판권을 행사하면서 주한미군에 대한 형사재판권에 대하여서도 미국이 아닌 우리가 가지자고 주장한다면 이런 주장이 먹히겠습니까. 미국은 법구조상 과실범에 대하여 관대합니다. 우리나라의 법체계상 과실범이라도 결과가 중하면 구속합니다. 이런 법체계상 차이점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젠 냉정을 찾아야 합니다. 과하면 안하는 것만 못합니다. 미국의 통수권자도 사과를 하였고 한미행협운영에서 운영의 묘를 기한다고 하니 이젠 평상심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반미물결이 출렁거려서 구겨진 자존심이 조금이나마 회복된다 하더라도 떠나간 어린 생명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명예도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실리도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군중의 과격한 힘으로 양키 고 홈이라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면 누가 이를 수습할 것입니까. 아직은 미군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젠 한미간의 문제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민초들은 생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강창웅 (대한변협부회장겸 수원회장)>강창웅>
양키 고홈하라는 것인가
입력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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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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