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국 산동성 관광대표단이 경기도를 방문한데 대한 답방으로 필자
를 비롯한 관계자 일행이 지난 6월 말 중국 산동성을 방문하여 관광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산동성은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땅일 뿐 아니라 기후풍토
와 사람들의 기질과 입맛까지도 우리와 유사한 점이 많은 지역이다.
우리나라 서해안 화성·인천·당진·군산 등지에서는 산동에서 닭이 울면 그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매우 가깝게
느껴지던 중국 땅이다. 삼국시대 이래로 산동성과는 끊임없이 활발한 교류
가 있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까이는 2차 세계대전 전후 혼란기에 많
은 산동인들이 우리나라에 건너와 정착했고, 지금도 우리나라 화교의 90%
가 산동 출신일 만큼 인적 교류도 활발하였으나 남북 분단과 더불어 모든
인적·물적 교류가 중단되다시피 하였다. 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산동성
측은 한국경제인들과 부단한 접촉을 시도하여 89년부터는 우리 기업들의 대
중투자가 시작되었으며 90년과 91년을 거치면서 활기를 띠었고 92년 한·중
수교와 더불어 투자기업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으며 그 중에서
도 산동에 대한 투자집중도가 단연 압도적으로 높았다.
산동성이 다른 성에 비해 고속성장을 할 수 있게된 배경은 첫째, 인구가 많
고 경제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2000년 기준으로 산동성은 남한보다 한배 반
이나 크고 인구는 9천만명으로 하남성에 이어 국내 2위다. 경제규모(GDP)
또한 8천542억위앤(1천29억달러)으로 광동·강소성에 이어 제3위이다.
둘째, 산동성은 개방 초기에 다른 연안 성과 도시에 비해 비교 우위가 그
리 높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과 지원책이 있었다.
셋째, 농·수산물 생산 1위인데다 금·철·석유 등 기초자원이 풍부하다는 이
점이 있다. 게다가 제남·청도·연대 등 3개 국제 공항과 청도항 등 23개 항
구를 보유함으로써 교통이 아주 발달했다.
넷째, 외국자본 유입과 이에 따른 현지 기업체에 대한 지원이다. 2000년말
현재 외국인 직접투자를 211억5천만 달러 유치했다.
6천여 한국업체들이 산동성에 40억 달러 정도를 투자해 현재 3천여 업체가
조업하고 있고 전체 외국인 투자에서 약 20%를 차지해 최대 투자국이 되었
다. 특히 청도시에 투자한 10대 외국인 투자업체 가운데 4개사가 한국업체
다.
산동성 관광부국장(于風貴)에 의하면 산동성의 해외여행객중 한국을 여행하
는 관광객의 비중이 가장 많아졌다고 하였으며 작년부터 중국관광객이 동남
아에서 한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산동성 인구 9천만명 중 1%만 한국에 유치해도 90만명이나 되며 이
는 중·상류층(2만달러이상 소득자 900만 추산)만 해도 충분한 관광잠재인구
가 되므로 지금부터라도 한국을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서는 한편 중국 관광객
을 맞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의 2008년 북경 올림픽 유치는 오는 11월 초 예정된 세계무역기구
(WTO) 가입과 맞물려 중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기회이며 엄청난
속도로 변화와 개방을 촉진시킬 것이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다. 앞으로 21세기는 중국
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환황해 시대(環黃海 時代)를 맞아 한·중간의 관문인 경기도가 거대한
중국의 관광수요 창출을 비롯하여 각 분야에서 한·중간에 교류와 협력을 강
화하는 것이 지방화시대의 생존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