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우리 아이에게 편도선 수술을 해주어야 합니까'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 한 개인 의원에서 '아이의 편도가 크니 수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의 엄마는 다른 병원에 갔다가 당장 수술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될 지 모르던 아이의 엄마는 결국 5살 남짓한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외래 방문했다. 아이의 엄마에게는 편도선염과 관련된 상황, 축농증, 중이염, 기타 합병증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그다지 심한 편이 아니어서 일단 지켜보자고 했다.

편도가 크면 수술해야 한다는 말처럼 주관적이고 애매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사실 편도가 크면 그만큼 편도에 따른 증상과 이로 인한 합병증이 증가될 수는 있지만 크다고 수술한다기보다 그에 따른 증상발현여부와 합병증이 수술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편도선 수술은 우리가 입을 열고 보면 목젖 양옆에 호두 모양의 구개편도와 코 뒤에 위치하는 아데노이드를 절제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구개편도가 커지게 되면 구강의 후부를 막게 되고 심하게 커질경우 호흡곤란(특히 감기 증상이 있을때)이나 연하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구인두가 좁아지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어린 아이가 어른 보다 심하게 코를 곤다면 구개편도가 클 수 있으며 이곳에 염증이 심해지면 열감기를 자주 앓는다.

구개편도 못지 않게 어린아이를 괴롭히는 것이 아데노이드다. 아데노이드는 코 뒤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이 커지면 코막힘 증상으로 인해 아이가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되고 이관과 가까워 이관을 막거나 중이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소아에 흔한 축농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술의 결정은 이러한 구개편도와 아데노이드로 인한 증상과 편도의 크기, 아이의 선천적 문제의 동반여부, 전신상태, 나이 등을 고려해 시행하게 된다.

예를들면 점막하 구개열파열과 심한 빈혈, 3세 이하의 어린아이, 기타 전신적인 문제로 수술이 어려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재고해야 한다. 참고로 이렇게 말썽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편도선은 만 6세에 최고로 커졌다가 점차 작아져 사춘기를 지나면 성인의 크기로 줄어든다. 단 그 속도가 빠르지 않기때문에 문제가 되는 아이는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단지 커 보이는 편도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 철 호(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