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인천 남구의 도화초등학교를 찾았다. 이곳은 지난 2005년 '영어교육 활성화 중심학교'로 선정된 학교다.
본관 현관을 열자마자 계단 한쪽면 곳곳에 짧은 영어문장을 붙여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영어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영어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
본관 2층의 통로를 통해 신관건물 2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이 학교의 영어에 대한 투자를 가장 집약적으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바로 학생들이 영어만을 사용하도록 만든 '잉글리시 존(English Zone)'이다. 이곳은 정규 수업시간 외에도 학생들이 아침 자율학습시간이나 방과후에 이용을 많이 하도록 했다.
첫번째 구간은 Let's make your story(이야기를 만들어보자). 이곳에는 영어동화책과 각종 주제에 따른 영어관련 책들이 비치돼 있었다. 영어 담당 이정미 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책을 선별하는 것부터 신중한 작업"이라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영어 책자를 접하고 교육에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 있는 Let's play a fun game(재미있는 게임을 하자) 구간은 학년과 교과 과정에 맞춰서 게임 도구를 준비해뒀다. 다른 구간인 Let's role play(역할극을 하자)는 영어뮤지컬 공연에 필요한 연극 도구나 인형 등이 구비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Dohwa English cafeteria(도화 영어 카페테리아) 구간. 이곳은 각종 음식 모형을 만들어 물건을 사고 팔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잉글리시 존을 찾을 때마다 받은 도장 3장을 가져오면 실제 학용품을 살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이 교사는 "원어민 교사가 한명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영어 관련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각 반마다 학생 4명을 영어 도우미로 지정해 이곳을 이용하는 다른 학생들을 돕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관 3층에는 이벤트 구간을 마련해 영어말하기 대회나 연극대회 등 학생들이 영어실력을 뽐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한편, e-잉글리시 존을 만들어 인터넷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마련하고 있다.
한학기에 한번씩 잉글리시 데이(English Day), 1년에 한번씩 잉글리시 캠프(English camp)를 열어(방과 후 시간 이용) 각종 영어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활동에는 인근 학교의 원어민 교사도 10여명이 참여한다.
학생들이 만든 영어로 쓴 글, 일기나 가족신문 등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골든벨 퀴즈나 OX퀴즈를 풀고, 벼룩시장을 열어 물건을 사고 파는 자리도 마련돼 있었다.
이 학교에서 주목할 만한 또하나의 프로그램은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영어인증제. 학생들에게 학기 초에 영어동화를 하나 지정해주고, 3개월 정도 후에 읽기를 통해 발음과 억양을 평가하고 2학기에는 듣기평가를 실시해 일정 점수 이상 자격자에게 영어인증제 상장을 수여한다. 공인된 자격증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영어를 배우려는 의욕과 함께 보람을 주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 교사는 "우선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관심을 갖고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와 외국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교육의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