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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본토다사랑 웨딩뷔페' 추경란 대표 지면기사
"영어는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소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교육의 필요성은 현장에서 피부로 접하고 있어요.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하는 저희에게 영어 사용의 필요성은 너무도 당연합니다."'본토' 추경란 대표의 영어 생활화는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녀의 학업 향상 차원에서 미국 애틀랜타에서 3년여 동안 거주한 경험이 있다. 당시 평범한 가정 주부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생활하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수준이 됐다고 한다.사업 초기 경제자유구역에 근무하는 한 외국인이 음식을 주문한 것을 직원이 잘못 알아들어 3인분을 12인분으로 내 놓은 일이 있었다며 그런 일이 있은 후 그 외국인이 단골손님이 됐다고 한다.추 대표를 포함한 전 직원들은 꾸준히 영어를 배우고 있다. 티 타임을 가질 때도 영어를 사용한다. 추 대표는 "직원들이 음식점 운영과 함께 자기 계발을 위해서도 단어, 회화 등을 익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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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5]음식 맛은 기본 ·전 직원이 회화 줄줄 지면기사
인천 송도경제구역 외국투자 기업에서 근무하는 김승현(가명)씨는 얼마 전 업무상 미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 오전에 브리핑을 마치고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찾은 전통 중식당에서 유창한 영어 회화로 손님을 맞아 무척이나 의아했다. 식당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언어로 인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중화요리 전문점 '본토다사랑웨딩뷔페'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은 간단한 영어회화와 함께 50여 가지 메뉴에 대해 소개가 가능할 정도다. 추경란 대표를 비롯한 팀장급 이상은 외국인과의 대화에 막힘이 없을 만큼 유창하다.추 대표는 "모든 고객들에게 열린 공간이 바로 음식점"이라며 "내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이 방문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더불어 중식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의 고민을 최대한 배려, 메뉴판에 적힌 모든 식단을 영어로 번역해놨다. 양면으로 인쇄된 메뉴판은 총 20여 쪽에 달한다.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 하루에 적게는 10여 명의 외국 손님이, 회식 등 단체 손님이 많을 때는 100여 명도 다녀간다.이곳 직원들은 외국인을 상대함에 있어 최소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 인사로 "저희 식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음식을 고른 후 "주문 하시겠습니까"에 이어 식당을 나갈 때는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말을 건넨다. 필요에 따라서는 중간에 "더 필요하신 부분은 없습니까"라며 사소한 내용까지 체크를 한다.특히 주문을 받을 때는 반드시 볼펜과 메모지를 챙긴다. 책이나 학습을 통해 익히지 못한 어휘나 숙어 등이 대화 중간에 순간적으로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적는다. 이 메모는 하루 일과가 끝난 저녁 시간에 직원들 서로간에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1주일에 한번쯤은 모든 직원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한 주간 있었던 외국인 고객 현황을 체크한다. 거기서 부족했던 점을 다시 챙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총 40여 명에 달하는 직원 가운데 절반이 수준급 영어를 구사한다. 직원들은 캐나다 원어민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은 경험도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 새로운 강사를 초빙하고 있는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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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5]언제·어디서나·누구든 … 지면기사
[5] 모두가 함께해야' Anytime, Anywhere, Anyone, Smile with English'.인천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영어가 자유로운 도시'를 선언하면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다.언제, 어디서, 누구든지 웃으면서 영어로 얘기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이 캐치프레이즈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민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영어는 학생 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사회가 모두 나설 때 일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영어를 하면서도 '영어 후진국'에 머문 이유는 영어를 수험과목으로밖에 인식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탓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기서 크나큰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조기유학 열풍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영어 도시, 인천'에선 어려운 고급 영어는 필요치 않다. 쉬운 생활영어가 자유롭게 통용되면 된다. 이것은 우리 생활 속에서 늘 영어를 느끼고 호흡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시장에서도, 은행에서도, 병원에서도, 관공서에서도, 대중교통을 타면서도 영어가 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선 긴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시가 2020년을 목표로 해 내건 영어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선 우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남의 일로 여겨선 안되기 때문이다.인천에 가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인천의 학생들은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지 않아도 되고, 인천의 학부모는 엄청난 영어 사교육비에 허리띠를 더이상 졸라매지 않아도 되는 그런 도시.영어가 자유로운 도시, 인천은 시 정부는 물론이고 교육계와 사회 각계 각층이 나설 때 가능할 수 있다.시가 이번에 '영어 도시' 선포식을 갖는 것은 영어 능력이 경제적, 사회적 역량을 상승시켜 결과적으로 이것이 국제도시 인천의 중요한 인프라가 돼 초일류 도시로 도약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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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4]원어민 등 우수교원 확보 힘 쏟아야 지면기사
[4] 학교교육 달라져야"Dear Cheongryang middle school graduates who the world waits for!"(세계가 기다리는 청량중학교 졸업생 여러분! )지난 14일 인천청량중학교 졸업식장. 이 학교 이도영 교장의 회고사에 졸업생들과 축하객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회고사가 우리말이 아닌 영어였기 때문. 이 학교는 졸업식 외에도 각종 행사를 외국어로 진행한다.인천여고에는 교실 2칸 규모의 영어전용구역이 마련돼 있다. 음료수나 과자 등을 파는 매점까지 갖춰져 있는 이 곳에선 오직 영어만이 통용된다.학교의 영어교육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원어민 교사가 학교에 본격 배치되면서 각 학교가 앞다퉈 원어민교사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는 거의 모든 학교가 영어캠프를 운영했다. 원어민교사와 영어교사 등이 백령도 등 도서지역을 찾아가는 'Fun English Island'나 부평공원 등에서 펼쳐지는 '주말영어광장' 등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시교육청의 영어프로그램이다. 이처럼 학교 및 교육청이 다양한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개발, 추진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도 많다. 그 중 하나가 우수교사 확보 문제. 지난해 말 현재 인천지역 434개 초·중·고교 가운데 원어민 교사가 배치돼 있는 학교는 202개교(명)에 머물고 있다. 원어민 교사가 배치돼 있는 학교에서도 원어민 교사 1명이 전교 학생을 상대해야 하는 터라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원어민교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1주일에 1시간 가량이 고작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원어민 교사 확보 재원을 영어교사의 질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며 "원어민 교사 확보 뿐 아니라 '영어교사 해외 인턴십 연수' 확대 등 교사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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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야 놀자 "즐기며 배운다 지면기사
■ 교육활성화 중심학교 도화초교 어떻게 가르치나21일 인천 남구의 도화초등학교를 찾았다. 이곳은 지난 2005년 '영어교육 활성화 중심학교'로 선정된 학교다.본관 현관을 열자마자 계단 한쪽면 곳곳에 짧은 영어문장을 붙여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영어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영어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본관 2층의 통로를 통해 신관건물 2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이 학교의 영어에 대한 투자를 가장 집약적으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바로 학생들이 영어만을 사용하도록 만든 '잉글리시 존(English Zone)'이다. 이곳은 정규 수업시간 외에도 학생들이 아침 자율학습시간이나 방과후에 이용을 많이 하도록 했다.첫번째 구간은 Let's make your story(이야기를 만들어보자). 이곳에는 영어동화책과 각종 주제에 따른 영어관련 책들이 비치돼 있었다. 영어 담당 이정미 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책을 선별하는 것부터 신중한 작업"이라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영어 책자를 접하고 교육에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 있는 Let's play a fun game(재미있는 게임을 하자) 구간은 학년과 교과 과정에 맞춰서 게임 도구를 준비해뒀다. 다른 구간인 Let's role play(역할극을 하자)는 영어뮤지컬 공연에 필요한 연극 도구나 인형 등이 구비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Dohwa English cafeteria(도화 영어 카페테리아) 구간. 이곳은 각종 음식 모형을 만들어 물건을 사고 팔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잉글리시 존을 찾을 때마다 받은 도장 3장을 가져오면 실제 학용품을 살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이 교사는 "원어민 교사가 한명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영어 관련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각 반마다 학생 4명을 영어 도우미로 지정해 이곳을 이용하는 다른 학생들을 돕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신관 3층에는 이벤트 구간을 마련해 영어말하기 대회나 연극대회 등 학생들이 영어실력을 뽐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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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많을수록 실력 늘어요" 지면기사
도화초등학교 이정미 교사는 "학생들에게 영어학습에 대한 동기유발을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 실생활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배우려는 의욕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유가 되면 해외여행을 통해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거나 국내의 영어마을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이 교사는 "자신이 영어를 못하는 데 자녀를 어떻게 가르치나 하는 두려움을 가진 학부모들이 많은데,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함께 배운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자녀에게 배운 내용을 알려달라고 하고, 학부모가 따라하면서 일상의 대화 속에서 배운 내용을 써보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또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문자보다는 대화에 치중해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점으로 문자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도 제안했다. 집안의 사물 곳곳에 영어단어나 문장을 써 두면서 자연스럽게 문자를 눈에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이 교사는 "어린이나 성인들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완벽한 문장만 말하려고 해 오히려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며 "실수를 많이 할수록 실력이 월등하게 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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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3]외국인에겐 장애물 천지 지면기사
[3] 영어, 이제 생활속으로인천의 한 영어회화 전문학원 강사인 발디 루이스(Valdi Lewis·32·여·남아프리카공화국)씨.지난해 2월 입국했으니 어느덧 한국생활도 1년이 넘었다. 하지만 그가 겪는 불편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발디씨는 택시를 탈 일이 생기면 학원생이나 주위 사람에게 부탁해 목적지를 크게 쓴 '한글 카드'부터 챙긴다."제 한글 발음이 서툰지 도대체 택시 기사분이 알아듣지를 못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미리 목적지를 쓴 카드를 기사분에게 내밀어 보이죠."그의 불편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몸이 아플땐 인터넷을 검색해 자신의 증세와 비슷한 사례를 찾는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이용하려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곳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 저와 비슷한 증세로 상담한 내역을 프린트한 뒤 그것을 의사 선생님에게 보여주곤 합니다."지난 2004년 2월 입국한 모린 피케(Maureen Pike·60·여·남아프리카공화국)씨도 같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인천에서 버스를 타면 목적지를 찾지못할까 마음을 졸인다. 영어로 된 안내판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원어민 강사, 외국 기업인 등 인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시간만 나면 음식은 물론이고 옷을 사거나 즐기기위해 서울 이태원 등지로 빠져나간다. 외국인들이 생활하기 편리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이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생활속 영어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대목이다.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답게 갈수록 인천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은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의 인천은 '말로만 외치는 국제도시'일 따름이다.그런 점에서 영어를 외국어가 아닌 하나의 생계수단으로 여기며 외국인을 이방인이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서울 이태원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제도시 인천의 미래 시민들이 우리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주변 생활환경을 점검하고 불편함을 하나씩 해소해 가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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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한근 이태원관광특구연합 사무국장 지면기사
"이태원에선 개도 영어로 짖습니다."박한근(50)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사무국장은 한글과 영어 이름이 함께 표기된 명함을 내밀며 이태원 상인들의 영어실력을 은근히 자랑한다."여기서 일하는 이들의 영어실력은 수준급입니다. 해방이후 미군기지가 들어설 때부터 미군들에게 초콜릿을 얻어먹거나 구두를 닦으며 자랐던 '하우스보이' '슈샤인보이'들이 바로 이곳 상인들입니다."그는 이태원 상인들의 영어실력은 오랜시간 외국인들과 접촉하며 익힌 생활영어라고 강조했다. "이태원은 상권의 80% 이상이 외국인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에 영어 못하면 굶어죽죠. 이런 상황에서 이곳 상인들은 물건값을 흥정할 때도, 호객행위를 할 때도 영어를 써야 합니다."그는 생활속에서 익히는 것이 영어를 가장 빠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이곳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어를 외국어로 생각하지 않아요. 생계 수단의 일부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고 이야기하고 친구처럼 지내죠."이런 이태원 상인들 덕택에 주말이면 전국에 흩어져 있던 1만여 명의 외국인들이 쇼핑과 각국의 정보를 수집하러 이태원으로 모인다고 한다. 이태원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사무국장은 "인위적으로 영어실력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일단 외국인과 나와의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고 서로 생활속에서 어우러질 때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가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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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3]국내 최대 외국인 거리 이태원을 가다 지면기사
'한국어 단기완성 한국주재 외국인 대환영'. 지난 16일 오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젊은이들이 많이 붐비는 지하철역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영어학원 광고간판 대신 그 자리를 한국어 학원 간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군데군데 영어로만 돼있는 광고간판 문구들도 눈길을 끈다. 지하철역 1번 출구로 나가자 흡사 미국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낯선 거리 풍경에 잠시 넋을 잃는다. 하루 외국인 유동인구 2만여명, 외국인 상대 전문 쇼핑점포 1천500여 개, 통용되는 언어만 5개국어, 한국 속의 작은 외국이라 불리는 이태원의 현주소다. 평일 오후시간인데도 1번 출구 앞 해밀턴 호텔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늘어선 상점들에는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영어 못하면 여기서 장사할 생각 말아야지. 벙어리가 장사할 수 있겠어?"횡단보도 앞 자판에서 껌 하나를 사며 슬쩍 영어에 대해 물어보자 60대가 넘어 보이는 주인은 황당하다는 듯 기자를 쳐다본다.이내 그는 "This One is thirteen dollars 싸다 싸" 영어와 한국어를 뒤섞어 말하며 외국인들과 눈빛을 마주친다.관공서에서 내건 듯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2007'이라고 쓰여진 현수막도 이색적이다. 영어와 한글을 똑같은 크기로 혼용하고 있었다. 횡단보도 옆에 있는 용산경찰서 이태원 지구대에도 'May I Help You'라는 입간판이 붙어있다.영어가 한글아래 보일듯 말듯 겉치레로 표기돼 있는 인천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이태원 주변에는 편의점과 상점 등 우리가 흔히 이용하고 생활하는 곳곳마다 영어가 모국어처럼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다.점심을 먹으려고 들어갔던 패스트푸드점도 마찬가지. 영어로만 표기된 환율 안내판이 벽면에 붙어있고 각종 햄버거 메뉴가 영어로 돼 있다. 이곳에서 4개월 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선영(22·여)씨는 집과 많이 떨어져 있지만 일부러 이태원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었다고 한다."해외 어학연수 갈 여건이 안돼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이곳에는 하루 수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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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2]두려움 버리면 '영어 정복' 지면기사
[2] 누구나 할수있다회사원 김모(35·연수구 동춘동)씨는 '영어'를 끼고 산다. 회사는 높은 토익점수가 아니라 실질적인 회화능력을 요구했고 과장승진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없다보니 소재는 가까운 곳에서 찾았다. 제일 친한 친구는 케이블TV 영화채널. 영화채널은 한글자막을 가리고 본다. 영어의 문턱이 참으로 높다. 많은 사람이 10년 이상을 했지만 좀처럼 말문이 트이지 않는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것은 성공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개그우먼 박경림씨. 박씨가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시점은 2001년 12월. "그 영어실력으로 어떻게 유학을 가느냐"는 빈축을 샀다. 이런 그가 미국 유학 1년만에 놀라운 영어실력을 발휘했다. 전문가들은 그녀의 영어실력을 같은 기간 영어권에서 체류한 사람 이상이라고 한다. 결국 박씨는 영어성공기 책을 별도로 발간하며 많은 영어 울렁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도 했다.베스트 셀러 '공부의 기술'을 쓴 조승연씨도 처음부터 5개 국어에 능통한 건 아니었다. 사회가 영어를 중시하다 보니 새로운 방법을 소개하는 영어학원이 생기면 어른 등에 떠밀려 등록을 했다. 그러나 속시원한 방법을 만나지 못했고 매년 학원등록을 할때마다 정말로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의심하는 '패잔병 마음'과 싸워야했다고 회고했다.그는 "영어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목적에만 눈이 멀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영어의 실체를 알아내려고 하기 보다 영어를 갑자기 잘하려는 방법만 찾았다"는 2가지 실책을 찾아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외국어를 많이 배워본 사람들의 노하우를 이어받은 다음 스스로 갈고 닦아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과 함께.영어강사로 유명한 이근철씨는 "영어는 도구일 뿐이다. 쓰면 쓸 수록 익숙해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수는 당연하다"면서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완벽한 문장에 대한 강박관념이 영어실패의 주범"이라고 했다. 우리 주변엔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다음 사례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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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J F K N 강사 허인실씨가 말하는 영어정복 지면기사
"영어는 우리 모국어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10년 가까이 대학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허인실(32·여·인하대 JFKN 강사)씨는 "'완벽성'에서 벗어나는 길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완전히 마스터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시간과 공을 들여 네이티브의 흉내를 얼마나 잘 내고 있느냐가 맞는 표현이라고 봅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조금 하다 완벽하지 않다 싶으면 스스로 고민하고 포기하기 일쑤입니다. 우리가 끈기있게 영어를 공부하려면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니까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내가 왜 영어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목표설정도 중요하다. '남이 하니까'가 아니라 '왜 해야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해야한다. 허씨는 "내 마음에 영어에 대한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외국어를 왜 해야 하는지 지향점을 찾으면 그에 맞는 모티브를 생활주변에서 찾아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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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2]반복이 비결 "공부에 왕도없다" 지면기사
[2] 누구나 할수있다영어 재미에 푹 빠진 세 사람이 있다. 한 명은 50 평생 영어란 것을 모르고 살았고, 두 명은 한국식 영어교육에 길들여진 사람이다. 각자 안고 있는 백그라운드는 다르지만 최근 회화에 재미를 붙여 영어 배우기에 탄력을 받았다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이다.우선 김선일(51·여)씨를 보자. 김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졸업이 정규 학력의 전부였다. 당시 영어과목이 있을 리 만무. 50평생 영어가 뭔지 관심밖이었다. 그런 김씨에게 2004년 문을 연 슈퍼마켓은 영어를 해야겠다는 직접적 동기가 됐다.슈퍼마켓에는 영어 천지의 상품 뿐이었다. 손님들이 영어로 된 상품을 달라고 할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뮤직'이 무슨 뜻인지 몰라 아들에게 물으면서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다.그래서 영어에 손을 댔다. 때마침 남인천고에서 중고교 과정을 이수하고 있었는데 이는 영어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도화선이 됐다.김씨는 수업과 별개로 회화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을 찾았다. 2005년 5월부터 1년 9개월 동안 주안6동과 가좌동을 넘나들었다. 같은 강사를 하루에 두번 만나니 반복학습은 저절로 됐다. 중간에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해 여건이 쉽지 않았지만 이유없는 결석은 하지 않았다.시간도 억척스럽게 쪼개 썼다. 모르는 단어는 수첩에 적어 오가는 시간에 외웠다. 예습과 복습은 기본. 김씨는 같은 교재를 꼭 두권 산다. 한권은 모르는 단어를 찾아 놓는 예습용이자 수업용으로, 나머지 한권은 수업이 끝난 뒤 외웠는지를 확인하는 복습용이다.김씨의 학업비결은 '스펀지 원리'에 있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나이 많은 영어교실 수강생들은 영어를 자기 논리로 해석하면서 배우려 하는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그나라 사람들이 쓰는 방식이니 무조건 따라서 익힐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현재 김씨의 회화 실력은 아직 외국인과 자연스런 대화는 불가능한 상태지만 기본대화는 가능한 정도. "아직은 어감 차이가 있어 외국인과의 대화에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외국인을 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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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인천 이제는 영어다·1]'세계와의 소통' 기본은 '언어' 지면기사
[1]프롤로그인천은 정부가 공인한 '국제도시'다.인천국제공항이 있고, 송도국제도시가 있다. 또 세계 각국을 오가는 선박을 품는 항만이 있다. 이것만 놓고도 인천은 세계와 소통하는 나들목인 것이다.이런 국제성을 담보하는 으뜸 조건은 무엇일까. 바로 영어다. 은행, 병원, 학교, 시장 등지에서 외국인이 생활하는데 언어의 장벽에 막히지않는 도시가 '국제도시'란 얘기다. 최근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인도, 싱가포르, 홍콩, 유럽의 네덜란드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어가 도시의 경쟁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인천이 최근 몇년 사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펼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은 외국인과 그 자본을 끌어들여 도시 생산력을 높이자는데 있다. 그 출발은 2009년 인천세계도시엑스포가 될 전망이다. 이 인천엑스포 준비단에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세계 거대 자본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천이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러나 인천시민의 외국어 소통 능력은 그 기대치를 뒷받침하기에 역부족인게 현실이다.지난해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초등학생 아들(10)을 미국 학교에 보낸 A(46)씨는 아들이 돌아올 날이 다가오면서 보고싶은 반가움보다는 고민이 깊어만 간다. 2개월여 동안에만 800여만원의 비용이 들었는데, 미국에 정식으로 유학을 보내게 되면 지금 수입으론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씨는 거액을 써가면서 어린 자식을 유학보내야 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이런 A씨는 '송도국제도시'에 산다. 국제도시에 살면서도 그는 아들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미국에 보내야 하는 것이다. 영어와 관련해서만 볼 때 송도는 말뿐인 '국제도시'란 방증인 것이다.언어학자들은 영어가 국어보다 훨씬 쉽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 사회에선 왜 이렇게 어렵게 된 것일까. 그 원인을 사회 전반의 '분위기'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많다. 영어는 어렵지만 꼭 해야하는 공부의 하나일 뿐이지, 실생활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만연해있다는 것이다.오전 7시에 나와 자정까지 일해도 7만원을 벌기 어려울 때도